정통 민주당 복원설에 비박·비노 연대설까지
야권을 중심으로 신당과 탈당 움직임이 일고있는 가운데 내년 국회의원선거를 앞둔 정치권의 본격적인 '헤쳐모여'가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야권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 외부에서 천정배신당, 박준영신당 등이 추진되고 있다. 최근 탈당한 박주선 의원 역시 신당을 창당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대부분 호남발 신당 움직임이다.
새정치연합 주류는 이런 상황에 대해 "1인정당 전성시대"라고 일축하고 있다.
하지만 호남발 신당 움직임은 고(故)김대중 대통령의 정신을 계승하는 정통 민주당 세력과 고(故)노무현 대통령을 따랐던 친노세력간의 '권력충돌'의 결과이기 때문에, 당내 세력구도, 총선 공천 흐름에 따라 무더기 탈당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최근 비주류의 좌장격인 박지원 의원의 탈당 가능성이 언급되면서 야권발 정계개편 가능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박 의원은 호남의 정신적 지주인 김대중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사실상 호남의 맹주다. 박 의원이 이미 외부에서 세력을 형성 중인 호남발 신당에 가세할 경우 신당의 위상이 달라질 수 있다.
박 의원이 탈당을 할 경우 호남발 정계개편이 본격화하겠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 의원이 본인이 일궈온 민주당을 스스로 나가는 것 보다는 당 안에서 당내 주류·비주류 갈등을 완충하며 같이 가는 것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당내 최대세력인 친노 주류 역시 박 의원이 탈당했을 경우 당의 뿌리인 호남으로부터 외면받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박 의원을 홀대할 수 없다.
이 경우 호남발 신당은 당분간 힘을 얻기 힘들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여야의 진보적 보수와 합리적 진보가 제3지대에서 만나는 중도 성향의 '신당'이 이뤄질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나온다. 이른바 '비박·비노 신당론'이다.
이는 유승민 의원의 원내대표 사퇴로 새누리당에 실망한 비박 세력과 새정치연합의 비노세력이 손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는 시나리오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12월을 주목해야 한다"며 "비합리적인 이념싸움을 끝내고 진보적 보수와 합리적 진보가 힘을 합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한길 전 대표는 "창조적 파괴 구상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고, 박영선 의원 역시 "여당 비박과 야당 비노의 연대설은 국민의 바람을 이야기한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 정황을 종합하면 신당발 정계개편은 양당의 공천작업이 윤곽을 드러내는 오는 12월에서 내년 2월 사이에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정치는 움직이는 생물이고, 총선을 앞두고는 그 움직임이 더 커질 수 밖에 없다"며 "거대양당의 행태에 실망한 국민들이 많기 때문에 이번 총선을 앞둔 정계개편 움직임은 더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