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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내리는 눈과 날씨 예측..
신재일 칼럼

내리는 눈과 날씨 예측

일간경북신문 기자 gbnews8181@naver.com 입력 2025/02/10 16:26 수정 2025.02.10 16:26

올해는 전국적으로 유난히 폭설이 많이 왔다. 누적 적설량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은데 한꺼번에 몰아서 내리는 경우가 많아서 임팩트가 큰 것 같다. 수도권과 서해안의 폭설과 관련된 뉴스가 여러 번 나온 것 같다. 특히 이번 설연휴에 폭설로 귀성열차가 연착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난 1월말 어떤 행사에 참석하러 서울에 갔을 때 길거리에 며칠 전에 내린 눈이 미처 치우지 못해 쌓여 있는 것을 보았다. 기온이 낮으니 다 녹지 않아서 오래 간 것 같다. 올겨울 들어 처음 본 눈이었다.
그러나 대구는 달랐다. 대구나 포항지역은 많은 눈이 내리지 않았다. 그동안 눈이 와도 그냥 흩날리다가 그쳐 길거리에 쌓이지는 않았다. 작년 겨울에는 비와 눈이 많이 온 것과 비교하면 더욱 구분된다. 그래서 다른 지역에 눈이 많이 온다는 기상 예보를 들어도 무덤덤해지는 것 같다. 푹설로 피해를 입었다는 뉴스는 딴 세상 이야기였다.
이렇게 우리 지역에서는 제대로 눈 구경을 하지 않고 이번 겨울을 보내나 했는데 지난주 금요일 모처럼 눈이 제법 와서 거리에 쌓였다. 다행히 도로를 마비시키거나 하는 피해는 없었지만 그늘진 곳에는 눈이 잘 녹지 않고 며칠동안 간 것 같다. 결국 기어이 쌓인 눈을 보고서야 겨울을 보내게 되었다.
눈은 겨울의 상징이다. 눈 덮힌 경치는 아름다움을 주기도 한다. 지저분한 것을 덮은 하얀 설경을 보면 누구나 감탄을 자아낸다. 또한 눈과 관련된 멋진 행사를 가능하게 한다. 겨울 행사 중 눈이 내리는 것을 전제로 기획되는 행사도 있다. 지금 중국 하얼빈에서 열리는 동계아시안 게임의 경우 눈이 오지 않으면 스키종목은 진행이 불가능하기도 하다.
그러나 눈은 피해를 주기도 한다. 도로에 쌓인 눈 때문에 교통사고가 나기도 한다.
그래서 제때 치워야 한다. 전국 여러 지역에 ‘내집 앞 눈은 자기가 치워야 한다’는 조례가 있다. 대구에도 이런 조례가 있다. 지역 특성상 실제로 눈피해를 입는 경우는 없어 의미가 없지만 모양새는 갖췄다.
겨울에 눈이 내리는 것은 당연한데 이번에 온 눈이 특이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기후가 작년이 다르고 올해가 다르기 때문이다. 작년에 그렇게 많이 내리던 눈과 비가 올해는 거의 없었다. 추위도 1월까지는 별로 오지 않다가 막판인 2월이 되니 기승을 부린다. 이런 기후의 변화는 우리에게 혼란을 준다.
아직 우리의 삶은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그래서 모두들 날씨에 민감하다. 요즘 휴대폰을 보면 일기예보가 지역별로 유난히 정밀하게 예고되고 있다. 그러나 장기적인 날씨 추세를 제대로 예고하지 못하고 있다. 기후변화가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구 온난화가 진행된다고 하는데, 그래서 겨울이 포근해지는 것 같기도 하다가 갑자기 극심한 추위가 오는 등 무조건 포근하지만은 않다. 겨울철 기온과 관련된 삼한사온 같은 말은 이미 의미가 없어졌다.
그런데 날씨의 이런 무질서는 우리 인간이 자초한바가 크다. 무분별하게 탄소 배출을 많이 했으니 예전의 자료를 바탕으로 현재의 기상현상을 예측하기 어려운 것이다.
문제는 기후 뿐만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야 할 세상의 다른 분야도 그런 것 같다는 것이다. 세상 변화를 예측하면서 미리 준비를 하기에는 요즘 사회가 너무 혼란스럽다. 소비자 물가나 금리, 환율 등과 같은 경제지표는 장기예측이 불가능하다. 이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미국이나 중국을 비롯한 전세계가 마찬가지인 것 같다.
특히 퇴직을 앞두고 노후를 대비하려는데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 도통 알 수가 없다. 얼마 되지도 않는 모아둔 돈을 부동산에 투자하려니 그동안 부동산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다가 요즘은 미분양 아파트 때문에 난리고, 금리도 노후를 보장할 만큼 안정적이지도 않다. 그렇다고 무책임하게 가만히 있을 수도 없다.
이 역시 우리가 자초한 바가 큰 것 같다. 상대방을 이해하기보다는 내 주장만 강요하면서 목소리만 높이다 보니 타협과 협상이 불가능하다. 당국에서도 경제 관련 계획을 믿음직하게 세우기는 어려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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