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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황금연휴의 날씨”..
신재일 칼럼

“황금연휴의 날씨”

일간경북신문 기자 gbnews8181@naver.com 입력 2025/05/07 16:03 수정 2025.05.07 16:04

황금연휴가 끝났다. 이번 연휴는 석가탄신일과 어린이날이 겹치고 대체 공휴일이 이어져서 된 것이다.
지난 2일이 임시공휴일이 되었다면 6일 연휴가 될 뻔 했다. 명절이 끼지 않는 긴 연휴는 귀성 부담이 없어서 놀기에 좋다. 특히 5월은 좋은 날씨 때문에 야외활동에 좋은 조건이므로 황금연휴라고 부를 만 했다. 이번 연휴를 통해 가정의 달이자 계절의 여왕인 5월을 즐겁게 시작할 수 있겠다고 기대한 사람이 많을 것이다.
연휴에 해외여행을 간 사람도 많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는 그럴 사정이 아니라서 오랜만에 가족들이 모여 야외에서 즐기기로 했다.
그동안 일에 치여서 가족들이 같이 모일 여유가 없었는데 이번 연휴는 일의 부담없이 좋은 시간을 보낼 기회로 여겨졌다.
하지만 하늘의 도움은 받지 못했다. 야외활동은 좋은 날씨가 필수적인데 날씨가 좋지 못했기 때문이다. 첫날인 3일 아침부터 비가 왔다. 이날 우리 가족은 모처럼 프로야구 구경을 가기로 했는데 우천으로 취소될까 걱정이 되었다. 다행히 오후에 비가 그쳐 야구를 볼 수는 있었지만 컨디션은 좋지 못했다. 다음날부터 큰 비는 오지 않았지만 계속 흐린 날씨에 간간히 내리는 비와 낮은 온도에 야외활동은 쉽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올해 봄은 좋은 날씨와는 인연이 별로 없었다. 예년과 많이 달랐다. 기후변화도 심했다. 특히 지난 4월 한달은 4계절의 축소판이라고 할 만큼 기상변화가 심했다. 기후가 롤러코스터를 탔다. 한겨울처럼 폭설도 내리고 한여름에 육박하는 온도를 보인 날도 있었다.
5월에도 이런 추세가 이어질지 모르겠다. 월초부터 쌀쌀한 기온을 만났는데 4월의 재판이 될지도 모르겠다. 올해는 봄기운을 느낄 좋은 날씨를 별로 만나지 못했지만 벌써 늦봄이 되니 봄이 이렇게 그냥 끝나버릴 것만 같다.
날씨의 비협조에도 불구하고 황금연휴는 맞는 듯 했다. 모처럼 가본 야구장은 만석이었다. 셋째날인 5일에 경주로 가는데 어린이날과 석가탄신일이 겹쳐서인지 나들이하는 차량이 너무 많아서 고속도로의 체증이 너무 심했다.
경제가 어렵다는데도 돈을 쓰는 사람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의 평범한 가장들은 가정의 달이니 가족들과 함께 하며 의무적인 지출에 부담을 느끼기도 한다. 돈이 많이 들어가는 황금연휴다.
지금 상황에서는 사람들이 갈 수 있는 곳이 한정되어 있기도 하다. 내가 가고 싶은 곳은 다른 사람들도 가고 싶어 할 것이다. 요즘 산불 예방을 위해 입산통제된 지역은 많고 궂은 날씨에 즐길만한 곳은 많지 않았다. 우리지역에서는 지난달 산불 여파로 즐기지 못했기에 보상차원에서도 이번에는 즐겨야 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은 보통사람들이 갈만한 곳으로 몰렸을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여러 가지로 위기를 맞고 있다. 이념이 다른 사람들 간 반목이 심하다. 이러다가 나라가 쪼개지는 건 아닌지 걱정도 된다. 사회적으로도 우울하다. 얼굴을 찌푸리게 하는 뉴스들이 많다. 경제적으로는 불경기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많다.
이런 위기들을 극복하기 위해 황금연휴에 기분전환을 하여 나쁜 감정을 떨쳐버리고 새롭게 출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개인에게는 부담스럽지만 연휴기간에 지출된 소비가 국가 전체적으로 경제유발 효과가 있었으면 좋겠다.
고사성어로 오월동주라는 말이 있는데 원수지간인 오나라와 월나라 사람들이 같은 배를 타고 강을 건너던 중 폭풍우를 만나자 서로 돕게 된 일화에서 유래했다.
위기 상황에서는 서로 협력하여 난관을 극복해야 한다는 교훈이다. 5월이니 오월동주가 되었으면 한다. 용광로처럼 모두를 융합했으면 좋겠다. 생각은 다르지만 서로 힘을 합쳐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좋지 않는 날씨에 교통체증에 시달리니 연휴의 즐거움은 반감되었지만 그래도 나름 황금연휴를 즐겼던 것 같다. 이만큼이나 된 것도 축복이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애시당초 모든 것이 완벽히 갖춰진 조건은 불가능하다.
연휴가 끝나고 출근을 하는 사람들이 연휴의 후유증을 극복하고 심기일전하여 다시 열심히 일을 시작하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이글을 써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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