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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노인 기준연령 상향 제안과 뽀빠이 이상용..
신재일 칼럼

노인 기준연령 상향 제안과 뽀빠이 이상용

일간경북신문 기자 gbnews8181@naver.com 입력 2025/05/12 16:12 수정 2025.05.12 16:12

70세부터 노인으로 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9일 학계와 시민단체의 전문가들이 현재 법적으로 65세인 노인 연령 기준을 70세까지 단계적으로 상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는 뉴스가 떴다. 노인 삶의 질 저하나 빈곤 심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고용 기간 연장 등과 더불어 소득, 재산 등에 따른 유연한 적용도 필요하다는 부연 조건도 있었다.
언젠가 나와야 할 주장이다. 이전에도 비슷한 주장이 많았지만 이번에는 전문가들의 논의와 협의 후 나왔고 또한 정부에 정식으로 구체적인 제안을 하였다는데 의미가 있다.
사실 지금 상태로 계속 갈 수는 없다고 누구나 느끼고 있다. 지금 기준으로는 인구대비 노인이 너무 많다. 저출산 고령화로 노인은 늘어나지만 신생아는 줄고 있어 노인을 부양하는 젊은 세대의 부담이 커진다. 법적으로 노인이 되느냐 아니냐의 기준은 무임승차나 연금과 같은 사회가 부담해야 하는 혜택을 조정하는 전제조건이기 때문에 검토해야 한다.
요즘 60세는 노인 대접을 받을 수 없다. 내가 어릴 때 보았던 50대 어른보다 더 젊은 것 같다. 언제부턴가 환갑잔치를 하지 않는다. 자기보다 연장자들이 수두룩한데 인생을 회고하는 잔치를 하기 멋쩍을 것이다. 나도 60세가 다 되어 가는데 아직 한번도 노인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 버스에서 경로석 등에 절대로 앉지 못한다. 경로당에는 얼씬도 하지 못한다.
노인으로 진입하기 직전인 처지에 생각해보니 요즘 식량사정이나 의료 시스템 같은 생존 환경은 좋아지고 있지만 반대로 사회 역할 측면에서 노인에게 주어지는 기회는 오히려 줄고 있다. 직장에서 빨리 퇴직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오정, 오륙도란 말처럼 법적인 정년을 채우기가 어려워지고. 팔팔한 나이에 직장에서 나오게 된다. 퇴직 후에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낸다. 인생 마라톤에서 최적조건으로 달리는 시간이 짧아지는 것이다.
그러나 만혼으로 늦은 나이에 결혼하여 출산도 늦어지므로 아이가 있으면 양육에 시간이 걸린다. 교육비나 주택비용이 높아져서 생활비도 많이 든다. 그래서 남은 시간은 여러 가지 핸디캡을 안고 살게 된다.
나도 곧 직장에서도 물러나야 한다. 인생 2막을 준비하면서 알아보니 퇴직후 세계는 치열하다. 내가 갈만한 만만한 곳이 별로 없다.
결국 전문가의 제안에도 불구하고 노인기준 연령을 높이는 것은 만만치 않을 것 같다. 노인지위를 박탈당하는 연령대에서 반발이 심할 것이기 때문이다. 관행을 바꾸기가 쉽지 않다. 현재 우리나라는 노인문제 뿐만 아니라 다른 시급한 문제들도 많아서 여기에 정책을 집중하기도 어렵다.
노인으로 인정받는 여부와는 별개로 남은 노후를 멋지게 보내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러려면 마음이라도 젊어야 한다. 그런데 어떻게 해야 마음이 젊어질까.
최근 뽀빠이 이상용이 별세했다는 뉴스도 있다. 향년 81세니까 요절한 것은 아니다. 그에 대해 갖고 있었던 이미지는 노인이 아니었지만 신체는 노인인 것이다. 한동안 언론에 나오지 않아서 모르고 있었는데 그 사이에 나이를 먹었다. 영원한 청춘으로 살 것 같았던 그로서도 어쩔 수 없었다. 내가 나이를 먹는 동안 그도 역시 나이를 먹지 않을 수는 없었으니까
개인적으로 인연이 없어서 모르지만 그는 나이를 먹으면서도 젊음과 어울리며 멋지게 산 것 같다. 생전에 그는 청춘들과 함께 어울렸다.
군생활 할 때 TV를 통해 병영위문 프로그램 우정의 무대를 진행하면서 수십년 후배들과 잘 어울리는 모습을 보고 감탄했었다. 그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역할이었다.
이런 그는 어릴 때 나의 우상이었고 내가 나이를 먹고 나서는 롤모델이 되었다. 나도 그처럼 젊음과 어울려 살고 싶었기 때문이다.
노인으로 인정이 되든 아니든 나이는 먹게 된다. 그리고 언젠가는 죽게 된다. 죽더라도 이상용처럼 멋지게 살다가 죽었으면 좋겠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제도적으로 뒷받침이 잘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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