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권혁원 국장 정년 퇴임
행정기획 아우른 실천형 공직자
포항시 행정의 한 축을 책임졌던 권혁원 일자리경제국장이 30일, 34년간의 공직생활을 마무리하고 정년 퇴임한다. 시민과 현장을 우선시하며 묵묵히 걸어온 그의 행보는 단순한 이력 이상의 울림을 남긴다.
1992년 7급 공채로 행정의 길에 들어선 권 국장은 그 이후 줄곧 포항시의 다양한 부서를 두루 거치며 시정 전반에 걸쳐 깊이 관여해왔다.
지역을 누구보다 잘 알고, 행정의 큰 흐름과 작은 세세함을 모두 챙길 줄 아는 그는 포항시 행정의 중추적인 인물로서 시민들 사이에서도 높은 신뢰를 받아온 현장실무형 공무원으로 평가된다.
▶“시민의 날과 불빛축제, 지금도 가슴 벅찹니다”
권 국장의 공직 인생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묻자, 그는 “2004년 시민의 날 조례 제정”을 꼽았다. “포항시민으로서의 자부심을 공식화한 조례였고, 그에 맞춰 포항국제불빛축제를 시작한 것도 큰 보람이었습니다”고 회상했다.
당시 시민의 날 제정과 불빛축제는 단순한 기념행사를 넘어, 포항의 정체성과 도시 브랜드를 전국적으로 알리는 계기가 됐다.
▶포스트코로나 시기, 위기 때 더 빛난 실무형 리더십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일자리경제국장으로 재직하면서 그는 코로나19 이후 지역경제 회복의 최전선에서 활약했다.
소상공인특례지원, 일자리 창출, 코로나 피해 상담 창구 운영 등 실질적인 정책을 직접 설계하고 현장에서 시민들과 함께했다.
“한 명의 상인이 버텨줘야 지역경제도 버팁니다”라는 그의 말은 단지 수사적 표현이 아닌, 시민과 동행하려는 행정철학의 요약이었다.
거리에서 발로 뛰며 실무자들과 함께했던 그는 회의실이 아닌 현장에서 늘 문제를 해결해나갔다. 그의 이런 모습은 포항 시민들 사이에서도 오랫동안 회자될 장면이다.
▶2차전지·수소·바이오 특구 등 미래 투자 유치 기반 조성
권 국장은 지역경제 기반을 다지기 위한 기업 유치와 산업 특구 지정에서도 괄목할 성과를 남겼다.
그는 재임 기간 동안 포항시에 이차전지 특구, 바이오산업 특구, 수소경제 특구, 기회발전특구 등을 유치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으며, 다수의 지역기업 유치 및 투자 기반 조성에도 힘을 쏟았다. 이러한 성과는 포항의 산업구조 전환과 지속가능한 경제 생태계 조성의 발판이 되었고, 권 국장이 단순한 행정 관리자를 넘어 전략적 기획자로서도 역량을 발휘했음을 보여준다.
▶행정전문가이자 균형 잡힌 정책가
1992년 7급 공채로 공직에 입문한 권 국장은 포항시청 내 주요 부서를 두루 거치며 정책과 현장을 아우른 행정전문가로 성장해왔다.
창조도시추진준비팀장, 정책기획과장, 구룡포읍장, 새마을민원과장, 미래전략산업과장 등 주요 보직을 역임했으며, 2018년 정책기획관, 2019년 환동해미래전략본부장, 2020년 지진특별지원단장, 2021년 푸른도시사업단장을 거쳐 일자리경제국장으로 퇴임을 맞았다.
▶학문과 실무를 겸비한 전문성
권 국장은 대구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경북대학교 행정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이수했다. 여기에 2016년 포스텍 기술경영자 과정을 수료해 첨단산업에 대한 이해와 미래 전략적 사고도 갖췄다.
그는 “행정은 현재를 관리하는 동시에 미래를 설계해야 한다”며, 실무형 전문가이자 전략형 기획자로 끊임없이 역량을 키워왔다.
▶수상으로 증명된 노력
권 국장은 공직생활 동안 국무총리 모범공무원 표창, 행정자치부 장관 표창 2회, 경북도지사 표창 2회, 포항시장 표창 2회 등 각종 수상을 통해 그의 노력이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
이러한 성과는 후배 공직자들에게 모범이 되고 있으며, 그가 ‘행정의 기본은 시민과의 신뢰’라는 원칙을 한결같이 지켜온 증거이기도 하다.
▶따뜻한 행정으로 남은 사람
권 국장은 “지금까지 시민 여러분과 함께한 모든 시간이 제 공직 인생의 자랑이었습니다.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짧은 퇴임 인사를 남기며 마지막까지 시민을 먼저 생각하는 공직자의 모습을 보여주었다.김재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