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폭염이 심상찮다. 장마가 유난히 짧아서 초여름부터 무더위가 우리를 덮치고 있다.
차에 시동을 걸면 AI로 작동하는 네비게이션에서 더위를 조심하라는 멘트가 나올 정도다.
아직 초여름인데 벌써 폭염이라니 올해는 역대급 더위가 올 것 같다. 과학적인 근거는 없지만 본능적으로 무서운 더위가 느껴진다.
보통 날씨가 더우면 불쾌지수가 높아진다는데 이런 더위는 단순히 짜증나는 정도가 아니라 숨 막히는 더위로서 재난수준이다. 재난당국의 문자도 많이 온다. 처음에는 무슨 이런 것까지 재난이라고 하는지 궁금했었는데 요즘 더위를 겪어보니 재난이라고 할 만 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더위를 재난으로 본다는 것은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생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어릴 때 더위는 재난으로 인식되지 않았다.
여름이면 폭우나 태풍이 재난으로 인정되었고 비가 장기간 오지 않는 가뭄정도는 재난으로 인정되기도 했지만 단순히 덥기만 한 현상을 재난으로 보는 사람은 없었던 것 같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무더위도 재난으로 취급하는 것 같다. 지구 온난화 현상으로 여름철 더위가 더 심해졌기 때문일 것이다. 봄 가을이 짧아지고 겨울과 여름이 길어지는 현상과도 관련이 있을 것이다.
재난의 결과로 해마다 온열질환으로 죽는 사람이 뉴스에 나온다. 올해도 벌써 여러 명이 희생되었다. 따지고 보면 굳이 온열질환으로 사망으로 잡히지 않았을 뿐이지 기저질환에 의한 사망도 더위에 희생으로 집계한다면 훨씬 더 많이 사망한 셈이다.
이를 보면 더위를 재난으로 분류한 것이 어느 정도 타당한 근거가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더위를 보면 지금은 그나마 냉방장치가 잘 되어 있기에 버틸 수 있지 옛날이었으면 인류의 생존을 위협할 수도 있을 것이다.
재난까지는 아니더라도 모두들 더위 때문에 힘든 삶을 영위하는 것은 확실한 것 같다.
특히 기온 차이에 의한 감기에 걸리는 사람도 많다.
더위 때문에 실외활동을 안하면서 실내에서 에어컨 바람을 많이 쐬다가 갑자기 더운 실외에 나가게 되면 벌어지는 현상이다.
개인적으로도 더위에 취약하다. 겉으로는 추위보다 더위에 강하다고 알고 있었는데 실제로는 해마다 여름이면 온몸의 피부가 따끔거려서 괴로웠다. 처음에는 피부병인줄 알았는데 병원에 가니 더위에 면역이 약해져서라고 한다.
하지만 더위로 인한 재난은 이길 수 없는 수준은 아닌 듯하다. 사실 더위로 말하면 우리나라보다 더 심한 나라가 많다.
우리는 아직 40도가 넘는 기록은 없으니 그래도 버틸 만 하다. 모두들 이번 더위를 무사히 잘 넘겨서 가을까지 버티기를 바랄 뿐이다.
체감하는 재난은 따로 있다. 해마다 이때 쯤 부터 피서철이 되어 도로에서 교통체증이 심하고 피서지에서는 비싼 물가로 원성이 있었다.
그런데 올해는 피서지가 아니더라도 라면과 같은 음식 값이 비싸졌다. 생활물가의 폭등으로 장을 보러 가기에 겁이 날 지경이다. 이런 높은 물가를 식힐 수 있는 냉방장치도 없다.
요즘 세상 돌아가는 걸 보니 그렇잖아도 더운데 화병에 걸려 열 받아 하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 평소에도 열 받을 일들이 많다보니 이래저래 지친다. 물론 사람이 살아가는데 열 받을 일은 항상 있게 마련이다.
이런 재난은 극복할 방법은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