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이른바 ‘진짜 나랏빚’이 2024년 말 기준 4천632조원에 달한다는 충격적인 분석이 국회에서 처음 공개됐다.
정부가 공식 관리하는 국가채무 통계에는 포함되지 않는 ‘국민연금·공무원연금·군인연금’ 충당부채까지 모두 합산한 수치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181%에 이르는 수준이다.
1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야당 간사인 국민의힘 박수영 (부산·남) 의원에 따르면, 기획재정부가 지난 11일 발표한 공공부문 부채(D3·1738조6000억원)에 ▶국민연금 미적립부채 1천575조원 ▶공무원연금 충당부채 1천052조원 ▶군인연금 충당부채 267조원을 더할 경우, 대한민국의 광의의 국가부채(D4)는 총 4천632조원으로 집계된다. 이는 국민 1인당 약 8963만원의 빚을 지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박수영 의원은 이날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부는 중앙·지방정부 부채(D1), 비영리 공공기관을 포함한 D2, 비금융 공기업까지 포함한 D3까지만 발표하고 있다”며 “그러나 우리나라는 연금을 국가가 책임지도록 법으로 명시한 나라다. 장래에 반드시 지급해야 할 연금 충당부채는 명백한 국가 부채”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나랏빚을 제대로 알리려면, 국민에게 D4(광의의 국가부채) 4632조원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며 “지금처럼 통계를 쪼개 발표하는 것은 현실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또 현 정부의 재정 기조를 정면 비판했다.
그는 “이미 국민 1인당 9000만원 가까운 빚을 떠안은 상황에서, 이재명 정부는 국민 설득도 없이 윤석열 정부가 유지하던 재정준칙 기조마저 사실상 폐기했다”며 “대통령이 ‘당분간 확장재정을 할 수밖에 없다’고 공개 발언한 것은 무책임의 극치”라고 말했다.
또 “묻지마 확장재정은 원화 가치 하락으로 직결돼 국제유가가 내려가도 국내 기름값은 치솟고,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서민 장바구니 물가는 붕괴됐다”며 “기업들은 투자와 고용을 줄이고, 그 부담은 고스란히 청년과 미래세대 몫이 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정부가 공식 관리하는 부채 지표는 ▶국가채무(D1) ▶일반정부 부채(D2) ▶공공부문 부채(D3)까지다.
기획재정부는 연금 충당부채를 포함한 D4 개념은 국제 비교가 어렵고, 단기 재정 건전성을 판단하는 지표로 부적절하다는 이유로 사용하지 않고 있다.
실제 기재부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국가채무(D1): 1172조원(GDP 대비 46.0%), 일반정부 부채(D2): 1270조8000억원(49.7%), 공공부문 부채(D3): 1738조6000억원(68%)로, 공식 지표상 부채 비율은 오히려 낮아졌다는 것이 정부 설명이다.
그러나 박 의원 측은 “정부가 당장 갚지 않아도 된다는 이유로 연금 부채를 외면하고 있지만, 결국 세금으로 메워야 할 미래의 확정 채무”라며 “국민을 속이는 통계 관리가 더 큰 재정 위기를 부를 것”이라고 반박했다.
정치권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경북 지역 관계자는 “연금과 공기업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 결국 중앙정부 이전 재원이 줄고, 지방 재정 압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SOC·농촌·산업 지원 예산이 가장 먼저 희생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여하튼 ‘4632조원’이라는 숫자는 단순한 정치 공방을 넘어, 대한민국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둘러싼 본질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김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