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6·3 지방선거 공천관리위원장에 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를 임명하고, 인구 50만 이상 지자체 기초단체장을 중앙당이 직접 공천하도록 당헌·당규 개정을 확정하면서 포항시장 선거판이 요동치고 있다.
‘전화 한 통 공천은 없다’는 공정 경쟁 기조와 함께 중앙 직할 공천 체제가 현실화되면서, 포항 정치권에서는 “이제는 중앙 경쟁력 싸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포항은 인구 50만 이상 대도시에 해당돼 이번 개정안의 직접 적용 대상이 된다.
이에 따라 포항시장 후보는 경북도당이 아닌 중앙당 공관위가 최종 추천하게 된다.
국민의힘은 1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6·3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공천관리위원장에 이정현 전 대표를 임명했다.
장동혁 대표는 “이 전 대표는 호남에서 두 차례 당선된 통합과 도전의 상징”이라며 “특정 계파에 얽매이지 않고 중앙과 지방을 아우르는 경험을 갖췄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곧바로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은 후보를 정하는 일이 아니라 정당의 미래를 결정하는 일”이라며 “청탁과 전화 한 통으로 공천이 결정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세대교체·정치교체를 전면에 내세우며 “정치를 바꾸는 공천”을 선언한 것이다.
특히 공관위원 구성에 있어 여성과 청년을 50% 이상 반영하겠다는 방침이 공식화되면서, 경북지역에서도 청년·여성 후보 전략 공천 또는 가산점 효과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국민의힘은 상임전국위원회를 열어 인구 50만 명 이상 대도시의 기초단체장 후보를 중앙당 공관위가 직접 추천하도록 하는 당헌·당규 개정안도 의결했다.
이에 따라 포항시장 선거는 사실상 중앙당 직할 공천 체제로 치러지게 된다.
그동안 지역 당원·시도당 영향력이 컸던 구조에서 벗어나, 중앙당 공관위의 정량·정성 평가가 결정적 변수가 되는 셈이다.
당내 소장파 모임 ‘대안과 미래’가 “지방 분권과 당내 민주주의에 역행한다”고 공개 반대했지만, 지도부는 “공정성과 경쟁력 확보 차원”이라며 밀어붙였다.
이와 관련해 포항지역 한 중진 정치인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그동안은 지역 책임당원·조직 기반이 큰 힘을 발휘했지만, 이제는 중앙 여론과 확장성이 더 중요해졌다”며 “판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정현 위원장이 ‘정치를 바꾸는 공천’을 강조한 만큼 기득권 이미지는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청년·여성 가산점, 공개 경쟁 구도가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포항 정치권 내부 반응은 엇갈린다.
광역의원 출마를 준비하는 A씨는 “줄 세우기·전화 공천 관행을 끊는 계기이다. 본선 경쟁력 중심 평가가 필요하며, 포항 산업·미래비전 설계 능력이 검증될 것이다”고 긍정 평가했다.
지역 경제계 인사는 “철강·이차전지·수소 산업 등 미래산업 비전을 제대로 제시하는 후보가 중앙 평가에서 유리할 것”이라며 “정책 경쟁이 강화될 가능성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 지방의원은 “지역 민심보다 중앙 정치논리가 우선될 수 있다. 지방 분권 흐름과 배치된다”며 “현장 검증이 약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포항은 지역 특수성이 강한 도시인데 중앙에서 얼마나 세밀하게 판단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공관위원을 여성·청년 50% 이상으로 구성하겠다는 방침도 포항시장 경선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청년 신인에게 최대 20점 가산점이 부여되는 만큼, 기존 중진 중심 구도에 균열이 생길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포항은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하지만 세대교체 요구도 적지 않다”며 “중앙공천 체제와 청년 가산점이 맞물리면 의외의 인물이 부상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경북도지사 선거 역시 파장이 적지 않다.
이미 김재원 최고위원이 경북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국민의힘은 최고위원이 지방선거 출마로 사퇴하더라도 지도부가 자동 해산되지 않도록 당헌에 예외 규정을 신설했다.
이는 지도부 붕괴 리스크를 차단해 경선 관리에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경북도지사 선거는 ▲현역 광역단체장 출마 여부 ▲ 친윤·비윤 구도 ▲중앙당 전략적 교통정리 여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이정현 위원장이 과거 지방시대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낸 점에서, ‘균형발전·지방분권’ 비전을 내세운 후보가 상대적 강점을 가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당헌 개정에는 ▲국회의원 선거구마다 여성 1인·청년 1인 추천 의무화 ▲청년 신인 경선 시 최대 20점 가산점 ▲책임당원 당비 납부 요건 3개월 → 6개월 연장 ▲ ‘쓴소리위원회’ 상설화 ▲중앙당 노동국 신설 등이 포함됐다.
이는 단순 공천이 아니라 당 구조 자체를 ‘세대 전환형’으로 재설계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지역정치권 관계자는 “당비 요건 강화는 급조된 책임당원 동원 경선을 차단하는 효과가 있다”며 “도지사·포항시장 모두 조직표 계산법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TK 지역 특성상 국민의힘 공천이 곧 당선으로 직결되는 구조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에서, 이번 공천 룰 변화는 곧 선거 결과를 좌우하는 결정적 요인으로 평가된다.
결국, 포항은 중앙 직할 공천이라는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고, 경북도지사 선거는 지도부 안정 속 다자 경쟁 구도로 재편될 가능성이 커졌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지방선거는 단순 인물 경쟁이 아니라 국민의힘 체질 전환의 시험무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정현 공관위의 칼날이 어디로 향하느냐에 따라, 포항과 경북의 권력지형이 다시 그려질 전망이다. 김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