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일간경북신문

법사위 문턱서 멈춘 ‘대구경북통합법’ 향배는?..
정치

법사위 문턱서 멈춘 ‘대구경북통합법’ 향배는?

김상태 기자 gbnews8181@naver.com 입력 2026/02/24 18:03 수정 2026.02.24 18:05
세 가지 시나리오: 재협상·여론 수렴 선행·장기 표류
대구시의회 공식 반대
국힘 지도부 기류 변화

추미애 국회 법사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등 의원들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안건 거수 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지고 있다.  뉴시스
추미애 국회 법사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등 의원들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안건 거수 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지고 있다. 뉴시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24일 전체회의에서 전남광주 행정통합 특별법을 여당 주도로 처리했지만, 대구경북·충남대전 통합특별법은 결국 보류됐다.
이날 법사위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설치 특별법을 의결했다.

더불어민주당이 표결을 주도했고, 국민의힘은 “졸속 입법”이라며 거수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반면, 대구경북통합특별시 설치 특별법과 충남대전통합특별시 설치 특별법은 상정만 된 채 처리되지 못했다.

민주당은 “지역균형발전과 지방소멸 대응을 위한 선도 모델”이라고 강조했지만, 국민의힘은 “특정 지역만 특혜를 주는 일방 처리”라고 맞섰다.

대구경북 통합 보류에 대해 민주당 소속인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충남대전은 시민 찬성 여론이 높지 않고, 대구시의회가 통합 추진을 말아달라는 성명을 발표했다”며 “전남광주를 먼저 통합하고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장경태 의원도 “대구경북 역시 국민의힘 지도부에서 반대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행정통합이 이렇게 졸속으로 처리할 문제냐”며 “전남광주만 유리하게 설계됐다. 민주당의 일당 독재”라고 비판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지역 내 여론 분열 △대구시의회 공식 반대 △국민의힘 지도부 기류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법사위 단계에서 제동이 걸린 것으로 보고 있다.

전남광주 통합특별법은 통합특별시에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위상을 부여하고, 국가 재정 지원 및 교육자치 특례 등을 담았다.

조선산업 중점 지원, 민주시민교육 진흥 특례도 포함됐다. 부시장은 기존 2명에서 4명으로 늘고, 차관급으로 격상된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대구경북·충남대전과의 형평성 문제가 있다”고 주장한다.

대구·경북 지역에서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반대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대구경북보건복지단체연대회의,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등 16개 단체는 전날 민주당 대구시당을 항의 방문해 “특별법 폐기와 졸속 통합 중단”을 촉구했다.

이들은 “제대로 된 설명회와 주민 의견수렴 없이 본회의 통과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경북 북부권 주민들로 구성된 ‘경북대구행정통합비상대책위원회’도 국민의힘 경북도당을 찾아 ▲광역권 행정통합 기본법 마련 ▲국토균형성장 원칙 명시 ▲통합청사 경북도청 소재지 결정 ▲기초단체 권한 이양 등을 요구했다.

대구시의회 역시 “권한 없는 통합은 빈 껍데기”라며 강행 반대 성명을 냈다.

시의회는 ▲핵심 특례 삭제 ▲권한 이양 미흡 ▲20조 원 규모 재정 인센티브 구체성 부족 ▲의회 의석 구조 비대칭(대구 33석·경북 60석)에 따른 대표성 약화 우려 등을 문제로 제기했다.

정치권에서는 대구경북통합법의 향배를 두고 세 가지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첫째, 재협상 후 수정안 처리다

권한 이양·재정 특례를 구체화하고, 의회 구조 보완 장치를 담는 절충안이 마련될 경우 3월 임시국회 재상정이 가능하다.

둘째, 주민 여론 수렴 선행이다.

공청회·설명회 확대 및 여론조사 등을 거친 뒤 ‘선조율 후통합’ 방식으로 속도 조절을 하는 것이다.

셋째, 장기 표류다

여야 대치가 격화되고 지역 반대 여론이 확산될 경우, 6·3 지방선거 이후로 논의가 넘어갈 가능성이 매우 크다.

특히 대구경북은 통합의 당사자임에도 지역 내부 합의가 미완성 상태라는 점이 최대 변수다.

“선통합 후조율”이 아닌 “선조율 후통합” 요구가 거세지면서, 정치적 동력은 눈에 띄게 약화된 분위기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전남광주를 먼저 통과시키며 명분을 쌓은 여당이 대구경북을 다시 밀어붙일지, 아니면 지방선거를 의식해 속도를 늦출지가 관건”이라며 “결국 주민 동의와 실질적 권한·재정 보장이 법안의 생사를 가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법사위 문턱에서 멈춰 선 대구경북통합법 속도전은 일단 제동이 걸렸지만, 논란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상태 기자

저작권자 © 일간경북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