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중동 전쟁 여파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자 향후 3개월간 비축유를 단계적으로 방출하고, 이달 말까지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특히 원전 가동률을 최대 80%까지 끌어올리고 석탄 발전 제한을 해제하는 등 에너지 공급 안정 대책을 총동원하기로 하면서 에너지 정책 전반이 비상 대응 체제로 전환되는 모습이다.
민주당 중동사태 경제대응 태스크포스(TF)는 16일 국회에서 재정경제부와 금융위원회,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 부처가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TF 간사인 안도걸 의원은 브리핑에서 “고유가와 수출 피해 등으로 경기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어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며 “정부가 추경 편성 작업에 착수했으며 3월 말까지 국회 제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국제에너지기구(IEA)와 합의된 비축 원유 2246만 배럴을 앞으로 3개월 동안 단계적으로 시장에 방출할 계획이다.
또 원유 수급 불안에 대비해 한국석유공사가 해외에서 생산하는 원유를 국내로 들여오는 방안도 추진한다.
오는 6월까지 약 335만 배럴을 국내에 도입하는 계획이다.
현재 국내 에너지 비축 상황은 원유가 약 208일분이며 액화천연가스(LNG)는 약 9일분 수준이다. LNG는 올해 12월까지 사용할 수 있는 물량은 확보된 상태다.
정부는 산업 위기관리 단계도 상향 조정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번 주 중 산업 위기관리 단계를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하고 비축유 방출 계획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에너지 수급 안정 대책으로는 발전 구조 조정도 추진된다.
우선 석탄 발전량을 설비 용량의 80%로 제한해온 상한제를 해제한다.
또 정비 중인 원전을 조기 가동해 원전 이용률을 현재 60% 후반대에서 80%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조치는 경북 동해안 지역 원전 가동 확대와도 직결될 수 있어 지역 에너지 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고유가로 타격을 입은 산업 지원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알루미늄, 황, 나프타 등 원자재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석유화학 업계를 고려해 전남 여수 석유화학산업단지를 ‘산업위기 특별대응 지역’으로 지정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유가 안정 대책도 강화된다.
정부는 현재 시행 중인 석유 최고가격제와 관련해 가격 안정에 협조하는 주유소에는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다.
반면 가격을 과도하게 인상한 업체에는 강력한 제재를 적용할 방침이다.
특히 알뜰주유소에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해 가격 규정을 한 차례라도 위반할 경우 면허를 취소할 수 있도록 했다.
추경에는 에너지 위기 대응 예산이 핵심이 될 전망이다.
정부는 정유사의 최고가격제 손실 보전과 함께 유류비 경감 대책, 서민·소상공인 에너지 바우처 지원, 수출 피해 기업 물류비 지원 등을 추경안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안 의원은 “에너지 수급 안정이 이번 추경의 가장 중요한 축이 될 것”이라며 “고유가 충격이 민생과 산업에 확산하지 않도록 총력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김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