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내부에서 이른바 ‘올드보이’ 등판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사실상 후보난이 구조화됐다”는 위기감까지 감지되며, 중량급 인사 재투입 여부를 둘러싼 전략 충돌도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충남 공주·부여·청양 지역 보선 후보로 정진석 전 의원의 이름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윤석열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5선 중진인 그는 최근 공주시장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하며 공개 행보를 재개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사실상 출마 수순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정 전 의원은 출마 여부와 관련해 “지역과 당의 의견을 충분히 들은 뒤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지만, 당 내부에서는 “상징성과 조직력을 동시에 갖춘 카드”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같은 지역에서 세 차례 맞붙은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충남지사 후보로 나선 상황에서 ‘리턴매치 피로감’도 변수로 꼽힌다.
수도권에서는 ‘빅네임 차출론’이 더 노골적이다.
경기 하남갑에는 TK 출신 유승민 전(동구) 의원이 재거론되고 있다.
해당 지역은 민주당 추미애 의원의 지역구로, 추 의원이 경기지사 선거에 나서며 공백이 예상되는 곳이다.
그러나 유 전 의원 측은 “당의 요청도 없고 가능성도 낮다”며 선을 긋고 있어, 실제 차출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분석이다.
인천 계양을 역시 상징성이 큰 격전지로 꼽힌다.
이 지역에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의 이름이 동시에 오르내린다.
원 전 장관은 지난 총선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패배한 경험이 있고, 김 전 장관 역시 대선 후보 출신으로 인지도는 충분하다는 평가다.
하지만 당 핵심 관계자는 “두 사람 모두 현재로선 출마 의지가 크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전략적 상징성은 있지만 실제 승산을 따지면 계산이 복잡해진다”고 말했다.
특히 계양을이 민주당 강세 지역이라는 점에서 ‘험지 카드’ 이상의 의미를 갖기 어렵다는 회의론도 적지 않다.
국민의힘이 이처럼 ‘올드보이’ 카드를 꺼내 드는 배경에는 뚜렷한 후보난이 자리 잡고 있다.
당 지지율 정체에 더해 공천 갈등 여파가 이어지면서 참신한 외부 인재 영입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재보선 예상 지역 상당수가 민주당 소속 인사의 지방선거 출마로 인해 발생하는 ‘여당 우세 지역’이라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보수 진영 내부에서도 시각은 엇갈린다.
TK 중진 인사는 “지금은 체급 있는 인물이 나가야 최소한의 판을 만들 수 있다”며 “올드보이라는 표현 자체가 프레임일 뿐, 선거는 결국 인물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수도권 당협위원장은 “윤석열 정부 출신 인사들이 전면에 나설 경우 ‘정권 심판론’ 프레임에 갇힐 수 있다”며 “확장성 측면에서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정진석 전 의원을 비롯해 원희룡·김문수 전 장관 모두 윤석열 정부 핵심 인사 출신이라는 점은 양날의 검으로 평가된다.
민주당이 ‘정권 책임론’을 전면에 내세울 경우, 공격 지점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당 지도부 역시 신중론을 유지하고 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본인 의사가 가장 중요하다”며 즉답을 피하면서도 “수도권 승리에 필요한 중도 확장성과 인물 경쟁력을 갖춘 분들”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기존 지역 기반을 다져온 후보들과의 균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밝혀 전략 공천 여부를 둘러싼 내부 조율이 쉽지 않음을 시사했다.
결국, 이번 재보선은 ‘새 얼굴 발굴 실패’ 속에서 ‘검증된 인물 재투입’이라는 현실론이 얼마나 설득력을 얻느냐에 따라 판세가 갈릴 전망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국민의힘의 세대교체 논쟁이 다시 불붙을 가능성도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