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 간 중동 분쟁 장기화로 석유화학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국민 대다수가 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원자재 절약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면서, 6·3 지방선거 과정에서도 ‘현수막 사용 자제’ 요구가 높아지는 등 선거 문화 변화 조짐도 감지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실시한 ‘석유 기반 원자재 절약 관련 인식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7.8%는 나프타 등 원자재 가격 상승과 수급 불안이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우려한다’고 답했다.
반면 ‘우려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10.8%에 그쳐, 양측 격차는 77.0%포인트에 달했다.
나프타는 포장재와 용기, 전자제품 외장재 등 산업 전반에 폭넓게 사용되는 핵심 원료로, 공급 불안은 제조업뿐 아니라 소비자 물가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체감 불안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역별로는 전 권역에서 ‘우려한다’는 응답이 80%를 넘긴 가운데, 대구·경북(92.3%)과 광주·전라(92.5%)에서 특히 높게 나타났다.
연령별로도 전 계층에서 ‘우려한다’가 우세했으며, 30대(93.2%)에서 가장 높았다. 이 같은 위기의식은 선거 방식에 대한 인식 변화로도 이어졌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석유화학 제품을 원료로 하는 선거 현수막 사용을 자발적으로 줄여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응답자의 80.3%가 ‘동의한다’고 답했다.
반면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15.5%에 그쳤다. 이는 국가적 원자재 수급 위기 상황에서 정치권 역시 자원 절약과 낭비 방지에 동참해야 한다는 요구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다만 지역별로는 온도 차도 감지됐다. 서울(73.1%)과 대구·경북(71.8%)은 동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아, 다른 지역 대비 보수적인 선거 방식 선호가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또 현수막을 대체할 홍보 방식으로는 ‘선거 공보물 및 토론회’(22.8%)가 가장 많이 꼽혔다. 이어 ‘SNS·유튜브 등 온라인 홍보’(19.2%), ‘친환경 소재 현수막 도입’(16.9%) 등이 뒤를 이었다.
연령대별로는 차이가 뚜렷했다.
청년층은 디지털 게시물과 친환경 방식에 대한 선호가 높았고, 고령층은 공보물과 대면 유세 등 전통적 방식을 상대적으로 더 신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조사 결과를 두고 “자원 위기가 단순한 경제 문제를 넘어 정치 행태와 선거 문화까지 변화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조사는 지난 13~14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무선 RDD 자동응답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응답률은 7.0%,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김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