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는 환영과 동시에 날선 비판을 내놓았다.
김기철 의장은 “한국노총 63년 역사에 야당 대표가 참석한 것은 처음”이라면서도 “그동안 국민의힘이 노동을 경시해온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어 “노동계 출신 국회의원이 18명이나 있지만 성과가 부족하고, 정년 연장 등 현안도 진전이 없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에 장 대표는 “그동안 국민의힘과 한국노총, 노동계 사이에 거리가 있었던 것을 인정한다”며 “다시 손을 잡고 함께 걸어갈 길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또 “당 대표 취임 이후 노동국 신설과 노동특보 임명 등을 통해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변화를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보수 정치권 내부에서는 이번 행보를 두고 “늦었지만 불가피한 변화”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그동안 보수 정당이 기업 중심 이미지에 갇혀 노동 의제를 놓친 측면이 있다”며 “지방선거를 계기로 노동 정책을 재정비하지 않으면 외연 확장은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당 관계자는 “청년·비정규직·플랫폼 노동 등 노동 환경이 크게 바뀌었는데 정책 대응이 부족했다”며 “노동계와의 정례적 소통 채널을 제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당내에서는 과거 윤석열 정부 시절 추진된 ‘노동 개혁’ 과정에서 노동계 의견 수렴이 부족했다는 점을 반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실제 장 대표는 지난 3월 한국노총 창립 80주년 기념식에서도 “노동계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고 공개적으로 사과한 바 있다.
장 대표는 취임 이후 한국노총과의 접촉을 이어오며 관계 개선에 공을 들여왔다.
지난 2월에는 한국노총 서울지역본부 상임부의장 출신인 김해광 씨를 노동특보로 임명했고, 이후 현장을 찾아 “노동의 가치를 높이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방문 역시 지방선거를 앞두고 노동계와의 접점을 확대하려는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당 노동위원장 김위상 의원도 “국민의힘이 노동 정책에 소홀했던 부분을 인정한다”며 “앞으로 노사 상생 중심의 정책을 적극적으로 내놓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노동계는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대화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정책 실행”이라며 “정년 연장, 노동시간, 안전 문제 등 구체적 성과가 뒤따라야 신뢰가 쌓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만남이 단순한 선거용 이벤트에 그칠지, 아니면 보수 진영의 노동 정책 전환으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김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