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과 관련해 2029년 1분기까지 조건 달성을 목표로 한 로드맵을 제시하면서, 이재명 정부의 ‘임기 내 전환’ 구상과 일정상 보폭을 맞추는 모양새다.
다만 해당 시점이 미국 정권교체기와 맞물리면서 실제 전환 여부와 시기는 미국 정치 상황에 따라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취재를 종합하면,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22일(현지시간) 미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2029회계연도 2분기 이전(한국 기준 2029년 1분기)까지 전작권 전환 조건을 충족하기 위한 로드맵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는 2030년 6월까지인 이 대통령 임기 내 전환 목표와 일정상 겹치는 시점이다.
미국 측이 사실상 한국 정부의 구상에 일정 부분 호응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미국은 전작권 전환을 둘러싼 핵심 기준으로 ‘조건 충족’을 재차 강조하며 속도 조절 가능성을 열어뒀다.
브런슨 사령관은 “정치적 편의주의가 조건을 앞질러선 안 된다”며 “모든 조건이 충족되는 것이 우선”이라고 못 박았다.
이는 전환 시점을 정치 일정에 맞추기보다 ▲한국군의 독자적 작전 능력 ▲북핵·미사일 대응 역량 ▲안보 환경 안정성 등 기존 합의된 조건을 기준으로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특히 로드맵 시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임기 종료(2029년 1월) 이후까지 걸쳐 있다는 점은 최대 변수로 꼽힌다.
2029년 1분기라는 목표 자체가 사실상 차기 미국 행정부 출범 직후 시점과 겹치면서, 최종 전환 결정이 다음 정부로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기에 2028년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안보 정책 기조가 바뀔 경우, 전작권 전환 일정이 앞당겨지거나 다시 늦춰질 가능성도 동시에 거론된다.
현재 한미는 전작권 전환을 위해 ▲최초작전운용능력(IOC) ▲완전운용능력(FOC) ▲완전임무수행능력(FMC) 등 3단계 검증을 진행 중이며, FOC 단계는 사실상 마무리된 상태다.
이후 마지막 FMC 평가를 거쳐 구체적인 전환 시점이 결정된다.
정부 안팎에서는 2028년을 목표연도로 설정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돼 왔지만, 이번에 미국 측이 ‘2029년 1분기 조건 달성’을 제시하면서 양측 간 미묘한 온도차도 감지된다.
오는 10월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공동 목표연도가 제시될 가능성이 큰 가운데, ‘2028년 목표’와 ‘2029년 조건 충족’ 사이 간극을 어떻게 좁히느냐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한편 미국은 한국군의 준비 상황 자체에 대해서는 비교적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한국이 국방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어 좋은 여건”이라고 언급하며 전환 기반이 점진적으로 갖춰지고 있다는 인식을 내비쳤다.
다만 전작권 전환은 단순한 일정 문제가 아닌 한미동맹 구조 변화와 직결된 사안인 만큼, 최종 시점은 군사적 완성도와 정치적 판단이 결합된 형태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김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