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예비후보가 ‘민생경제·세대교체·정권견제론’을 앞세워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자, 국민의힘은 추경호 후보를 중심으로 ‘보수 단일대오’ 구축에 사활을 거는 분위기다. 보수 텃밭 대구에서 벌어지는 이번 승부는 단순한 지방선거를 넘어 민심의 향배를 가를 상징전으로 평가된다.
27일 지역 보수정치권과 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번 대구시장 선거는 “예전처럼 무난히 끝나는 선거가 아니다. 자칫하면 보수 민심이 흔들릴 수 있는 승부처”라는 위기감이 적지 않다.
국민의힘 핵심 당직자는 “김부겸 후보는 전국급 인지도에 대구 출신 상징성까지 갖춘 결코 만만치 않은 상대”라며 “결국 조직력과 투표율 싸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민주당 지도부와 범여권 인사 40여명이 이날 김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총집결한 것을 두고 보수 진영 내부에서는 “민주당이 대구를 전략 지역으로 보고 있다는 신호”라는 해석도 나온다.
대구의 한 전직 의원은 “김부겸 개인전이 아니라 중앙당 총력전으로 전환된 셈”이라며 “보수 진영이 공천 내홍을 조기에 봉합하지 못하면 예상 밖 접전도 가능하다”고 우려했다.
김 후보는 이날 세 번째 공약 발표회를 열고 ‘소상공인·골목상권 도약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대구로페이 예산을 기존 3천억원에서 6천억원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소상공인 금리 지원 2배 확대, 자영업자 사회보험료 감경, 폐업부터 재창업까지 이어지는 지원 체계 구축 등을 약속했다.
또 동성로를 중심으로 새로움과 복고가 어우러지는 ‘뉴트로 상권벨트’를 조성하고, 대구형 통합물류서비스(풀필먼트) 구축, 1인 자영업자 병가·휴식 지원 제도 도입 등도 내걸었다.
김 후보는 “정부 재정을 제대로 써 시민의 삶을 지키고 ‘상인의 도시 대구’의 명성을 되찾겠다”며 “관광산업 매출도 두 배 이상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지도부의 지원 사격도 이어졌다.
정청래 대표는 “김부겸은 확실한 필승카드”라며 “로봇수도, AX 인공지능전환수도, TK신공항 추진에 중앙당이 전폭 지원하겠다”고 힘을 실었다.
반면 국민의힘 추경호 후보는 첫 공식 일정으로 대구 앞산 충혼탑 참배를 택했다.
그는 참배록에 “대구 경제를 살리겠습니다. 보수의 심장을 지키겠습니다. 무거운 책임, 추경호가 짊어지고 단디 하겠습니다”라고 적으며 결의를 다졌다.
대구 기초단체장 예비후보들도 동행해 ‘원팀 선거’를 강조했다.
또 추 후보는 “국민의힘이 내부 갈등으로 시민들께 걱정을 끼쳐드린 것이 사실”이라며 “호국영령과 선열들께 사과드리고 더 잘하겠다”고 다짐했다.
공천 배제 후 반발했던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서는 “민주당을 반드시 이기고 대구시장을 지켜야 한다는 뜻에 함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주호영 의원에 대해서도 “대구 선거를 위해 큰 역할을 해주시길 계속 요청하겠다”고 했다.
지역 정가에서는 추 후보의 첫 행보를 두고 “경제 전문가 이미지를 앞세워 본선 구도를 ‘경제 안정 대 정치 실험’으로 끌고 가려는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국민의힘의 최대 과제는 여전히 공천 후유증 봉합이다.
한 시당 관계자는 “이진숙 전 위원장과는 일정 부분 정리됐지만 주호영 의원 등 중량급 인사들의 공개 지원 여부는 선거 판세에 적잖은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완전한 원팀 체제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대구 민심도 예전과는 다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통 지지층은 여전히 국민의힘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중도층과 청년층 일각에서는 “30년 일당 구조로는 변화가 어렵다”는 피로감도 감지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은 TK신공항, 군공항 이전, 취수원 이전, TK(대구경북) 행정통합, 첨단산업 유치 등 지역 현안 해결 능력을 전면에 내세울 전망이다.
반면 민주당은 민생경제 회복과 세대교체, 변화론으로 맞불을 놓을 것으로 보인다.
지역 정가 한 원로는 “이번 대구시장 선거는 단순히 시장 한 명을 뽑는 선거가 아니다”라며 “보수 아성의 내구력과 대구 민심 변화 가능성을 동시에 시험하는 정치적 상징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