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정치권은 이를 “대통령 방탄을 위한 초유의 입법 시도”로 규정하며 총공세에 나섰고, 일각에서는 이번 논란이 흩어졌던 보수 지지층을 다시 결집시키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이 지난달 30일 전격 발의한 조작기소 특검법은 대장동·쌍방울 대북송금 등 이 대통령 관련 주요 사건을 모두 수사 대상에 포함시키고, 이미 진행 중인 재판까지 공소취소가 가능하도록 설계하면서 파장이 일고있다.
구체적으로 특검법 수사 대상 사건 12개 중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은 △대장동 개발 특혜 사건 △위례신도시 개발 비리 사건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정치자금 수수 의혹 사건 등 8개에 달한다.
그간 조작기소 국정조사 특위 활동에서 검찰의 조작수사와 기소 정황이 상당 부분 드러난 만큼, 특검법 발의는 자연스러운 수순이라는 게 민주당 입장이다.
정청래 대표는 전날 부산항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이번 국정조사를 통해 정적 제거를 목적으로 한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의 추악한 조작 수사 정황이 낱낱이 드러났다"며 "억울한 피해자가 양산되는 비극을 좌시할 수는 없다"고 명분을 강조했다.
이번 특검법은 이 대통령 관련 주요 사건을 수사 대상으로 포함하는 동시에, 이미 진행 중인 재판에 대해서도 공소 취소가 가능하도록 설계된 것이 핵심이다.
이를 두고 민주당은 “조작기소 피해자에 대한 진상 규명과 명예 회복”을 내세우고 있지만, 보수 진영에서는 “사법 리스크를 입법으로 제거하려는 시도”라는 비판이 거세다.
당장 국민의힘 등 보수 정치권은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차라리 ‘이재명 최고 존엄법’을 만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헌정 질서를 흔드는 입법”이라며 “위헌 논란을 넘어 사법 체계 근간을 뒤흔드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또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는 “범죄를 지우려는 시도에 맞서 상식과 정의를 지키는 싸움이 필요하다”며 “이번 선거는 사법 정의를 지킬 것인지 여부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남권에서도 비판 수위는 높다.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는 “특검에 공소취소권까지 부여하는 것은 헌법 질서 밖의 발상”이라며 “대통령이 사법 체계 위에 설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직격했다.
이철우 경북지사 후보와 추경호 대구시장 후보 등도 공동 대응에 나설 예정으로, TK·PK를 축으로 한 보수 연대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이 같은 흐름은 여론에도 일정 부분 반영되고 있다.
최근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소폭 하락하고 중도층 지표가 흔들리는 조짐이 나타나면서, 정치권에서는 “절대적 격차보다 방향성이 중요해진 국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지방선거를 앞두고 중도층 이탈 조짐이 현실화될 경우, 보수 결집 효과와 맞물려 판세가 예상보다 빠르게 재편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날 발표된 리얼미터 조사 결과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전주 대비 2.7%포인트 하락한 48.6%를 기록했고, 중도층 지지율은 전주 대비 4.8%포인트 내린 49.9%를 기록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0.9%P 상승한 31.6%를 기록했다.
리얼미터 관계자는 “고물가와 고유가로 인한 자영업자들의 민생 불만이 확대되면서 민주당 지지자들이 상당 폭 이탈했으며, 중도층과 고연령층을 중심으로 지지율이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반면 국민의힘은 보수층의 결집세에 더해 여당에서 이탈한 표심이 일부 유입되면서 상승하는 흐름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리얼미터 조사는 지난달 29일, 30일 이틀간 전국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무선(100%)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4.6%다.
TK 지역에서는 이러한 기류가 더욱 민감하게 감지된다.
대구시장 선거에 나선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지지층만으로는 승리할 수 없다”며 중앙당 메시지 조절을 요청한 것은, 이번 논란이 지역 민심에 미칠 파장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박근혜 전 대통령의 메시지도 보수 결집 흐름에 상징성을 더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전날 대구 달성 사저에서 국민의힘 후보들을 만나 “대구가 보수의 중심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보수 지지층 결집을 촉구하는 상징적 신호”라는 해석이 나온다.
결국, 이번 ‘공소취소권 특검’ 논란은 단순한 입법 공방을 넘어 선거 프레임 전쟁으로 확전되는 양상이다.
보수 진영은 이를 ‘사법 정의 대 방탄 입법’ 구도로 끌고 가며 총력전에 나선 반면, 민주당은 정당한 피해 구제라는 명분을 내세워 정면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선거 한 달 전 터진 대형 이슈는 결국 프레임 싸움으로 귀결된다”며 “보수 결집과 중도층 이동이 동시에 나타날 경우 이번 지방선거는 예상 밖의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김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