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방공항을 외래관광객 유입의 핵심 거점으로 키우고, 40년 넘은 관광법 체계를 전면 개편하는 ‘투트랙’ 전략에 나섰다.
수도권에 집중된 방한 관광 흐름을 지역으로 분산시키고, 공항 도착 직후 지역 체류와 소비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토교통부는 최근 대구시청에서 ‘지방공항 연계 지역관광 활성화 협력 포럼’을 열고 정책 실행에 본격 착수했다.
이번 포럼은 지난 2월 발표된 ‘지방공항 인바운드 거점화’ 방안의 후속 조치로, 대구를 시작으로 김해·청주 등 전국으로 확대된다.
회의에는 문체부·국토부를 비롯해 대구시와 경북도, 한국관광공사, 한국공항공사, 항공사 및 여행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해 공항 슬롯 확대, 교통망 개선, 숙박 인프라 확충, 관광 콘텐츠 개발 등 전반적인 수용 태세를 점검했다.
핵심은 ‘공항=관광 출발점’이라는 개념 전환이다.
기존처럼 외국인 관광객이 입국 후 곧바로 서울로 이동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지방공항 도착 즉시 지역 관광으로 이어지도록 동선을 재설계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항공과 관광을 통합한 ‘원팀’ 체계를 구축하고, 항공사의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한 외래객 유치 확대와 외항사 지방 취항 여건 개선도 추진한다.
특히 공항과 도심·관광지를 잇는 교통망 확충이 주요 과제로 꼽힌다. 접근성이 떨어질 경우 체류형 관광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향후 ‘관광-항공 정책협의회’를 구성해 상시 협력 체계를 운영할 계획이다.
김대현 문체부 제2차관은 “지방공항은 외래관광객을 지역으로 유입시키는 최적의 통로”라며 “단순 방문을 넘어 체류와 소비를 확대하는 관광 구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정부는 관광 정책의 근간이 되는 법체계도 대대적으로 손질한다.
1975년 제정된 관광기본법과 1986년 이후 유지돼 온 관광진흥법 단일 체계가 변화한 관광 환경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판단에서다.
개편안의 골자는 3개 법 체계로의 분리다. 기존 틀을 ‘관광기본법’, ‘관광산업법’, ‘지역관광발전법’으로 나눠 역할을 명확히 하겠다는 것이다.
관광기본법은 관광안전과 소비자 권익 보호 등을 강화한 실행형 기본법으로 개편하고, 관광진흥법은 산업 육성과 지역 발전 기능을 각각 분리해 담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산업 측면에서는 창업 지원, 투자 확대, 전문 인력 양성, 디지털 전환 등 변화된 환경에 맞춘 정책 기반을 별도 법률로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
지역관광발전법을 통해서는 지방정부 중심의 관광 정책 추진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학계와 업계에서는 법 개편 과정에서 정부 역할을 지나치게 세분화할 경우 유연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플랫폼·인공지능 기반 관광 환경 반영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문체부는 보완 작업을 거쳐 하반기 국회 발의를 추진할 방침이다.
올해 1분기 방한 외국인 관광객이 역대 최대를 기록하는 등 관광 수요가 빠르게 회복되는 상황에서, 제도와 인프라를 동시에 정비해 ‘3000만 관광객 시대’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정책은 단순한 관광객 수 확대를 넘어 지방공항, 지역경제, 관광산업 전반을 연결하는 구조 개편이라는 점에서 향후 지역 관광 지형에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김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