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를 3주가량 앞두고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연이은 발언이 정치권을 뒤흔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에 대한 우호적 평가와 국민의힘을 향한 강도 높은 비판이 이어지자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사실상 민주당 지원사격”이라는 반발이 폭발하고 있고, TK(대구·경북) 정치권에서는 “보수 재편 신호탄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오고 있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홍 전 시장은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과 지지자 플랫폼 ‘청년의꿈’을 통해 서울·부산·대구 선거 판세를 잇달아 언급하며 민주당 후보들의 경쟁력을 높게 평가했다.
특히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대해 “1·2·3등이 불 보듯 뻔하다”며 하정우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그는 “전재수 후보 영향력이 크다”며 “전재수에 묻어갈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과 무소속 후보 간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자가당착”이라며 선을 그었다.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해서도 정원오 후보를 둘러싼 주폭 논란에 대해 “30년 전 모호한 사건을 선거 쟁점으로 삼는 건 아쉽다”며 사실상 방어에 나섰다.
이어 “될 사람은 되게 돼 있다”고 언급했고, 정 후보는 이를 인용하며 “보수의 품격”이라고 화답했다.
특히 대구시장 선거를 두고도 홍 전 시장은 “지금 심한 김부겸 바람이 불고 있다”며 김부겸 후보 경쟁력을 높게 평가했다.
또한 “TK신공항을 성사시키고 완공시킬 사람이 누구냐를 뽑는 선거”라고 언급하며 사실상 정책 수행 능력론을 꺼내 들었다.
여기에 더해 홍 전 시장은 국민의힘을 향해 “국민의짐”, “사익집단”이라고 직격했다.
그는 “이미 보수의 정체성을 상실한 집단은 사라져야 한다”며 “정통 보수주의가 새롭게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선거 이후 보수 신당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대목이다.
국민의힘은 즉각 반발했다.
국민의힘 당 대표를 지낸 무소속 한동훈 후보는 “탈영병 홍준표가 민주당으로 월북까지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고,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신주호 부대변인은 “노욕”, “이적행위와 다르지 않다”며 맹공을 퍼부었다.
박정훈 의원 역시 “이완용이나 하던 짓거리”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하며 “이재명 정부에서 한 자리 받으려는 부역 정치”라고 주장했다.
당내에서는 “보수 궤멸 프레임에 홍 전 시장이 활용되고 있다”는 불만도 공개적으로 터져 나오고 있다.
TK 정치권에서는 홍 전 시장의 발언을 단순 개인 의견 이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한 국민의힘 대구시당 관계자는 “홍 전 시장이 여전히 영남 보수층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하다”며 “선거 막판 보수층 결집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지역 정치권 일각에서는 “홍 전 시장 특유의 독설 정치가 다시 시작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당협위원회 간부는 “윤석열 탄핵 이후 보수 진영 재편 가능성을 염두에 둔 장기 포석 성격이 짙다”며 “국민의힘과 거리두기를 통해 차기 보수 재편의 구심점 역할을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특히 홍 전 시장이 서울·부산뿐 아니라 대구시장 선거까지 민주당 우세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TK 보수층 내부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지역 정가에서는 “전통적 보수 텃밭인 TK에서조차 균열 가능성을 언급했다는 점 자체가 상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