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열리는 첫 한-아프리카 외교장관회의가 단순한 외교행사를 넘어 포항 철강산업과 경북 제조업 생태계에 새로운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포항을 중심으로 한 철강·이차전지·에너지 산업이 아프리카와의 공급망 협력 확대의 직접적 수혜권에 들어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오는 6월 1일 서울에서 ‘2026 한-아프리카 외교장관회의’를 열고 아프리카 52개국 대표단과 경제협력 및 글로벌 공급망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핵심 의제는 경제협력 강화와 글로벌 도전 공동 대응이다.
산업계에서는 이번 회의를 통해 핵심광물 확보와 원유 공급망 다변화 전략이 구체화될 경우 포항 산업단지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포항 철강산업의 중심축인 포스코는 이미 친환경 철강 전환과 이차전지 소재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니켈·망간·코발트 확보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아프리카는 전략적 가치가 매우 높다.
아프리카는 세계 광물 매장량의 약 30%를 보유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콩고민주공화국의 코발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망간과 백금족 광물, 짐바브웨의 리튬 등은 미래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자원으로 꼽힌다.
포항 영일만산업단지와 블루밸리국가산단을 중심으로 확대 중인 이차전지 소재 산업도 직접적 수혜가 기대된다.
포스코퓨처엠을 비롯한 포항 배터리 소재 기업들은 양극재 생산 확대와 함께 안정적인 광물 공급망 구축이 최대 과제로 꼽혀왔다.
한-아프리카 협력이 본격화될 경우 광물 확보 불확실성을 낮출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포항 철강업계 관계자는 “핵심광물 공급망 안정은 철강과 배터리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문제”라며 “정부 차원의 외교적 협력 확대는 기업들의 투자 안정성을 높이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원유 공급망 측면에서도 포항 산업계는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최근 중동 긴장 고조와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가 이어지면서 산업계에서는 물류 차질 우려가 커져왔다.
포항철강산업은 생산 과정에서 막대한 에너지를 소비하는 구조여서 국제 에너지 가격 변동에 민감하다.
이런 상황에서 나이지리아·앙골라·리비아 등 아프리카 산유국과의 협력이 확대될 경우 원유 공급선 다변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아울러 희망봉 우회 항로의 전략적 중요성이 커지면서 포항 영일만항 물류 경쟁력 강화 가능성도 제기된다.
포항 지역 수출기업들도 아프리카를 새로운 성장시장으로 주목하고 있다.
아프리카대륙자유무역지대(AfCFTA) 체제가 확대되면 약 15억 명 규모 단일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철강재·산업기계·친환경 인프라·플랜트 분야에서 경북 기업들의 진출 기회도 확대될 수 있다는 평가다.
특히 포스코그룹이 추진 중인 친환경 제철 기술과 수소환원제철 전환 전략도 장기적으로 아프리카 자원·에너지 협력과 맞물릴 가능성이 거론된다.
경북 산업계 관계자는 “과거 아프리카를 단순 자원 공급지로 봤다면 이제는 공급망·시장·물류를 아우르는 전략 파트너로 접근해야 한다”며 “이번 외교장관회의는 포항 산업의 미래 성장축과 연결되는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회의를 계기로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경제협력 확대 방안을 구체화할 방침이다.
산업계에서는 외교가 공급망 경쟁력이 되는 시대, 이번 한-아프리카 외교장관회의가 포항 산업 지형 변화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