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를 이틀 앞두고 홍준표 전 대구시장과 박근혜 전 대통령 측근인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이 공개 설전을 벌이면서 대구 정치권이 술렁이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추경호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를 앞서는 가운데 나온 홍 전 시장의 발언이 선거 막판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홍 전 시장은 지난달 3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대구시장 선거에서 김부겸 후보를 지지한 것은 대구 미래 100년을 위한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이 최근 추경호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선 것과 관련해 "박근혜 전 대통령을 내세운 감성 자극 투표로는 대구 미래가 더 암담해질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유영하(대구.달서구) 의원은 즉각 반발했다.
유 의원은 SNS를 통해 "가만히 있으면 본전은 하는데 늘 입방정 때문에 욕을 부른다"며 "먹던 우물에 가래침을 뱉어놓고 떠난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역사는 배신자들의 말로가 어떠한지를 가르쳐주고 있다"며 "보수에서 더 이상 홍준표 전 시장이 설 땅은 없다"고 직격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이번 충돌을 단순한 개인 감정싸움이 아닌 보수 진영 내부 노선 갈등으로 해석하고 있다.
대구 정치권의 한 인사는 "홍 전 시장은 이미 국민의힘 주류와 다른 길을 걷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에 기대는 전통 보수와 미래 세대·변화를 강조하는 홍준표식 보수의 충돌이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선거 막판 보수 지지층 결집이 중요한 시점에서 홍 전 시장 발언이 적절했는지 의문"이라며 "지역 보수층 정서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메시지"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홍 전 시장이 향후 보수 재편 국면을 염두에 두고 존재감 부각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홍 전 시장이 대구를 기반으로 정치적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그의 발언은 여전히 파급력이 있다"며 "지방선거 이후 보수 진영 재편 과정에서 홍 전 시장과 친박계 간 갈등이 다시 본격화될 가능성을 보여준 장면"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이번 논란이 실제 선거 판세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현재 대구시장 선거는 추경호 후보가 우위를 보이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며 "홍 전 시장 발언이 일부 관심을 끌고 있지만 선거 막판 표심을 뒤흔들 정도의 변수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선거 이후에도 홍 전 시장과 친박계 간 갈등이 계속될 경우 TK 보수 진영 내부 주도권 경쟁이 다시 불붙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과 홍준표 전 시장의 독자 노선이 정면 충돌하는 양상이어서 향후 대구·경북 정치권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김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