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포항지역 선거판이 정책 경쟁보다 고소·고발전으로 얼룩지고 있다.
전국적으로 여야가 허위사실 유포와 흑색선전 의혹을 둘러싸고 법적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포항시장 선거를 비롯한 도의원·시의원 선거에서도 상대 후보를 겨냥한 고발전이 잇따르면서 지역 정치권의 피로감이 커지고 있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지방선거는 선거 막판으로 갈수록 네거티브 공세와 법적 대응이 선거전의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달 30일 이재명 대통령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 대통령이 사전투표 과정에서 투표지를 들고 기표소 밖으로 나와 도장 문제를 문의한 행위를 문제 삼은 것이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를 계기로 대대적인 공세에 나섰다.
최보윤 중앙선대위 공보단장은 "민주 선거의 대원칙을 흔든 중대한 사안"이라고 주장했고, 장동혁 대표 역시 SNS와 공개 발언을 통해 이 대통령을 겨냥한 비판 수위를 높였다.
전국적으로는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인천시장, 충남지사, 경남지사 선거 등 주요 격전지마다 고소·고발전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 측이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캠프 관계자를 업무방해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고, 오 후보 측도 맞고발에 나서는 등 현재까지 확인된 관련 고소·고발만 13건에 이른다.
부산시장 선거에서는 전재수 민주당 후보와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 측이 각종 의혹을 둘러싸고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으며, 인천시장 선거에서도 박찬대 민주당 후보와 유정복 국민의힘 후보 간 맞고발전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전국적 흐름은 포항지역 선거에도 그대로 투영되고 있다.
특히 포항시장 선거는 후보 간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국민의힘 박용선 후보와 무소속 박승호 후보 측은 선거 과정에서 제기된 각종 의혹과 발언을 둘러싸고 상호 비방과 고발전을 이어가며 날 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최근에는 TV토론회 불참 문제를 둘러싸고도 상대 후보에 대한 비판 수위가 높아졌으며, 선거운동 과정에서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한 법적 대응 가능성도 잇따라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 박희정 후보 역시 허위사실 유포와 단일화설 등을 둘러싼 법적 대응 방침을 밝히면서, 포항시장 선거가 사실상 '고발 선거'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포항지역 도의원과 시의원 선거에서도 상대 후보의 경력과 공약, 선거운동 방식 등을 문제 삼는 신고와 진정, 고발 사례가 잇따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 막판 지지층 결집을 위해 상대 후보의 도덕성과 자질을 공격하는 전략이 난무하면서 정책과 비전 경쟁은 실종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후보 간 비방전이 과열되면서 유권자들이 정책보다 의혹 공방에 더 많이 노출되고 있다"며 "선거 이후에도 상당수 사건이 수사기관으로 넘어가 후폭풍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실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수사기관에는 선거 관련 신고와 고발이 전국적으로 급증하고 있으며, 기초·광역단체장과 지방의원 선거까지 포함하면 '고소·고발' 건수는 수백 건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치권에서는 선거가 끝난 뒤에도 대규모 수사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6·3 지방선거의 공직선거법 위반 공소시효는 선거일로부터 6개월 뒤인 오는 12월 3일까지다.
정책과 비전 경쟁보다는 상대 후보를 겨냥한 폭로와 고발이 난무하는 선거전이 이어지면서 포항을 비롯한 전국 지방선거가 또다시 '마타도어 선거'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김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