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제사법위원장 배분을 둘러싼 여야의 정면충돌이 예고되면서 제22대 국회 후반기가 개원도 하기 전에 격랑에 휩싸이고 있다.
지방선거 이후 정국 주도권을 둘러싼 여야의 힘겨루기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상임위원장 배분 협상은 물론 검찰개혁 후속 입법과 이른바 ‘조작기소 특검법’을 둘러싼 대치까지 겹치면서 국회가 다시 ‘강 대 강’ 대결 국면으로 접어들 전망이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는 지난 5일 6선의 더불어민주당 조정식 의원을 후반기 국회의장으로 선출하고 의장단 구성을 마무리했다.
국민의힘은 오는 9일 새 원내대표를 선출한 뒤 민주당과 상임위원장 배분 협상에 나설 예정이지만, 최대 쟁점인 법제사법위원장을 둘러싼 입장차가 워낙 커 협상 초반부터 난항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절대 과반 의석을 앞세워 법사위원장 사수 방침을 분명히 하고 있다.
여권에서는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를 신속히 추진하기 위해선 법안의 최종 관문인 법사위를 확보해야 한다는 기류가 강하다.
재정경제기획위원회와 정무위원회 등 경제 관련 핵심 상임위원장 역시 여당이 맡아야 한다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회의장은 제1당, 법사위원장은 제2당이 맡아온 국회의 오랜 관례를 들어 법사위원장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 주자들 역시 일제히 법사위원장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며 대여 강경 노선을 예고하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최소 7개 상임위원장 확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협상이 결렬될 경우 민주당이 과반 의석을 활용해 상임위원장을 단독 선출하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민주당은 이달 셋째 주까지는 원 구성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국민의힘은 견제와 균형 원칙을 내세우며 맞서고 있어 충돌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원 구성 협상이 마무리되더라도 입법 전쟁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민주당은 오는 10월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 출범을 앞두고 형사소송법 개정을 통한 검찰개혁 완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핵심 쟁점은 검사의 보완수사권 존치 여부다.
민주당 강경파는 검찰 권한을 완전히 분리해야 한다며 보완수사권 폐지를 주장하고 있지만, 당내에서는 수사 공백과 부실 수사 우려를 이유로 일정 범위의 보완수사권은 유지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예외적인 보완수사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어 최종 입법 과정에서 절충안이 나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민의힘은 보완수사권 폐지가 현실화될 경우 사건 처리 지연과 수사 공백이 불가피하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검찰개혁 후속 입법을 ‘검찰 무력화’로 규정하고 총력 저지에 나설 방침이다.
더 큰 뇌관은 이른바 ‘조작기소 특검법’이다.
해당 법안은 윤석열 정부 시절 검찰의 정치적 수사와 기소 의혹을 수사하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정치권에서는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 취소 가능성과 연결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 이후 법안 처리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국민의힘은 이미 공소취소특검법저지특별위원회를 구성하며 강경 대응에 돌입했다.
법안이 본격 논의될 경우 후반기 국회의 최대 정치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정치권에서는 후반기 국회가 출범 직후부터 법사위원장 배분, 검찰개혁 후속 입법, 조작기소 특검법 등을 둘러싼 전면전 양상으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지방선거 이후 확인된 민심을 두고 여야가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는 만큼 협치보다는 정국 주도권 경쟁이 우선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결국 조정식 국회의장을 비롯한 새 의장단의 조정 능력이 후반기 국회의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여야가 한 치 양보 없는 대치를 이어갈 경우 원 구성 협상부터 장기 교착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김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