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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흥국생명, 현대건설戰 '값진 승리'..
사회

흥국생명, 현대건설戰 '값진 승리'

뉴시스 기자 입력 2016/03/06 15:26 수정 2016.03.06 15:26
 

 

흥국생명 레프트 공격수 이재영(20)이 입단 2년 만에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게 됐다. 평소 눈물이 많기로 소문난 이재영이 이런 날을 그냥 지나갈 리 없었다.

흥국생명은 5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5~2016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과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25-19 15-25 19-25 25-17 16-14)로 이겼다.

경기 전까지 흥국생명은 플레이오프 티켓 확보에 승점 1이 모자랐다. 일단 5세트로 승부를 넘기면 승패에 관계없이 3위를 확정할 수 있었던 상황.

1세트를 기분 좋게 따낸 흥국생명은 2,3세트를 내리 빼앗겼다. 4세트마저 내줄 경우 GS칼텍스-IBK기업은행전 결과에 따라 1년 농사를 망칠 수도 있었다.

이를 잘 알고 있던 흥국생명 선수들은 4세트에 모든 힘을 쏟아냈다. 너나 할 것 없이 모두들 몸을 아끼지 않았다. 어렵게 넘긴 공이 네트를 맞고 상대 코트에 떨어지는 등 행운도 따랐다.

4세트 스코어는 25-19 흥국생명의 승리. 흥국생명의 봄 배구가 결정된 순간이었다.

경기 후 이재영은 "4세트 끝나고 울었다. 너무 기분이 좋았다. 이겨도, 져도 승점 1점을 가져가게 되면서 울컥했다. 다들 분위기도 좋았고 즐기면서 했다"고 말했다.

이재영은 지난해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었다. 고교 최고 선수에게 프로의 벽은 그리 높지 않았다. 이재영은 총 374점을 올리며 득점 10위로 화려한 데뷔를 알렸다.

그러나 정작 팀은 봄 배구에 나서지 못했다. 15승15패(승점 45)로 5할 승률에 턱걸이하면서 일찌감치 시즌을 접었다. 승부욕이 강한 이재영은 포스트시즌을 TV로도 보지 않았다.

올 시즌에도 위기는 있었다. 이재영은 "테일러가 빠지고 너무 힘들었다. 하기 싫었던 적도 있었는데 감독님이 믿어주셔서 더욱 이를 악물고 했다"면서 "많이 힘들었지만 이런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행복인 것 같다. 힘들지만 감사하게 생각하고 열심히 해야할 것 같다"고 봄 배구를 향한 출사표를 던졌다.

흥국생명의 플레이오프 상대는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한 현대건설이다. 이재영의 쌍둥이 동생 이다영이 뛰고 있는 팀이다. 지난해 현대건설에 1승5패로 밀렸던 흥국생명은 올해 4승2패로 천적 관계를 뒤집었다.

이재영은 "작년에 많이 져서 그런지 올해는 성적이 좋았다. 현대건설에는 꼭 지지 말자는 분위기였다"면서 "동생팀과 만나서 더 설렌다. 꼭 이겨야겠다는 맘이 크다. 동생에게는 지고 싶지 않다"고 웃었다.

여자 사령탑으로는 최초로 포스트시즌을 치르게 된 박미희 감독은 "우리팀이 겨우 올라갔지만 이제는 똑같은 출발 선상에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선전을 다짐했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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