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를 짊어져 갈 천재 유망주 불리던 박주영(31·서울)은 어느덧 30대 중반을 바라보는 나이가 됐다. 팀에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국내 선수가 두 명밖에 없다는 박주영은 "목표를 두고 경기에 임하면 우승에 다가설 수 있을 것"이라면서 정상을 향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박주영은 7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 미디어데이에 참석했다.
평소 언론 노출을 꺼려하는 박주영이 공개 행사에 팀을 대표로 나선 것은 꽤나 이례적인 일이다. 박주영은 "미디어데이에는 처음 왔다. 주장을 보내라고 이야기했는데 다른 팀도 딱히 주장이 오는 것 같지는 않더라"고 웃었다.
유럽 생활을 접고 지난해 국내 무대로 돌아온 박주영은 훈련 부족과 크고 작은 부상으로 오랜 시간 그라운드를 누비지는 못했다. 올해 역시 몸 상태가 좋은 것은 아니지만 작년보다는 페이스가 빠른 것이 사실이다.
박주영은 "팀은 다 준비가 돘는데 개인적으로는 아직 준비가 덜 됐다. 축구화를 신고 훈련을 한 것은 보름 정도다. 더 몸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팀이 작년에 FA컵 우승을 했는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된 것 같아 만족한다"면서 "작년에는 부상을 달고 살았는데 올해는 안 아픈 상태에서 하는 경기가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늘 우승권을 맴돌고 있는 서울은 올 시즌 '1강' 전북 현대를 위협할 강력한 후보로 꼽힌다. 이중에서도 박주영과 아드리아노, 데얀이 버티는 공격진은 서울의 최대 장점이다.
박주영은 "전북이 좋은 팀이고 좋은 선수들도 많지만 우리도 많이 준비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나는 몸이 아직 덜 올라와서 컨디션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딱히 정해놓은 숫자는 없지만 많이 넣고 싶다"고 희망했다.
박주영은 최근 SNS를 시작하며 팬들과 직접 소통에 나섰다. 조금은 소극적이었던 그동안과는 정반대의 행보다.
"선수들의 일상을 팬들이 아시면 좋아할 것 같다. 자주는 아니겠지만 조금씩 하겠다"는 박주영은 "많이 변했다는데 나는 잘 모르겠다. 경기장이나 훈련 때 팬들과 만날 기회가 많아진 것 같다. 팬들도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변화는 또 있다. 지난해 시즌 초반 합류하면서 91번을 달고 뛰었던 박주영은 올해에는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등번호 10번을 얻게 됐다.
박주영은 "나는 91번도 상관 없는데 감독님과 프런트에서 추천해줬다"면서 "개인적으로는 기분 좋은 번호"라며 미소를 지었다.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