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전 국무총리는 8일 "동반성장을 위하는 길이 있다면 당연히 그 길을 가야 하겠지만 지금의 정치참여는 오히려 그 꿈을 버리는 일이 될 것 같은 우려가 더 크게 다가왔다"며 정치 참여 거부 입장을 밝혔다.
정 전 총리는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작금의 정치상황을 보면서 국가와 국민을 위하는 길을 고민하는 사람들의 꿈조차 흔적 없이 사라질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에 잠시나마 흔들렸던 마음을 다시 모아 사회활동을 통한 동반성장의 길에 더욱 매진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 5년 동안 '동반성장 전도사'를 자처하고 전국을 돌면서, 저는 수많은 분들을 만났다"며 "대기업의 횡포로 공장 문을 닫은 중소기업인들의 눈물을 보았다. 사랑하는 아들딸의 등록금 마련이 어려운 가장의 한숨 소리를 들었다"고 자평했다.
그는 "앞으로는 정치라는 권력투쟁의 장 대신, 흙먼지 묻어나고 땀내 나는 삶의 현장을 더 자주 찾아가서 어렵고 힘든 분들과 애환을 같이 하겠다"며 "그 속에 서 우리 사회를 더불어 성장하고 함께 나누는 동반성장 사회로 만들어가는 운동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사회의 모든 문제는 잘못된 국가정책을 만들어내는 정치에서 파생된 게 사실"이라며 "우리 시대, 우리 사회의 모든 문제는 정치로 귀결되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결국 문제의 시작부터 끝까지 정치가 문제라면, 문제의 현장에서 해답을 찾고, 동반성장을 제도화하는 것이 대단히 의미 있는 일"이라며 "그래서 여전히 정치의 변화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는다. 그러나 소통의 길이 막혀 있는 현재의 정국에서는 정치활동을 통해 동반성장을 구현하는 것보다는 사회활동을 통해 동반성장문화를 확산하는 것이 더 생산적으로 판단된다"고 정치참여 포기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