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포스팅 실패)소식을 들었을 때, 허무했다. 내가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껐다. 강한 동기부여가 된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손아섭(28)이 메이저리그(MLB)에 도전했다가 아쉽게 고개를 떨군 이후 처음으로 소감을 전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포스팅(비공개 경쟁 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렸지만 30개 구단 중 누구의 부름도 받지 못했다.
손아섭은 9일 울산문수야구장에서 열리는 SK 와이번스와의 시범경기를 앞두고 "처음에 듣는 순간에 허무했다. 내가 많이 부족했다는 생각을 했다"며 "그러나 상처가 되지는 않았다. 동기부여가 됐다. 그 상황을 받아들이고 누구에게나 인정받는 선수가 돼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고 했다.
그동안 인터뷰를 꺼린 이유에 대해선 "그런 부분에 대해서 변명하고 싶지 않았다"며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맞는 것 같았다. 롯데 소속 선수인데 나 때문에 팀이 시끄러워지는 것도 원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자유계약(FA) 자격을 얻은 2년 뒤에 다시 해외 진출을 노리겠느냐는 질문에는 "지금은 크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 2년 동안 KBO리그에서 누구나 인정하는 선수가 되는 게 먼저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올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옆구리 부상을 입었던 그는 "이제 좋아졌다. 단, 스윙 스피드가 아직 올라오지 않았다. 러닝과 보충훈련으로 보완해야 한다"고 했다.
올해 목표로는 "전 경기를 소화하고 싶다"고 했다.
◇다음은 손아섭과의 일문일답
- 어제 시범경기에서 오랜만에 뛰었는데.
"프리미어12 이후에 처음으로 경기에 나가서 재미있었다. 확실히 사람은 자기가 하는 일을 해야 행복하다는 것을 느꼈다."
- 포스팅 실패가 자극제 됐나.
"자극제다.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 앞으로 내가 열심히 해야 할 동기부여도 됐다. 나에게는 오히려 잘 된 것 같다."
- 실패 결과를 받았을 당시의 심정은 어땠나.
"허무했다. 그렇다고 해서 상처가 되진 않았다. 동기부여가 됐다. 이후에 내가 많이 부족했구나. 그런 부분을 받아들이고 누구에게도 인정받을 수 있는 선수가 돼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 그동안 왜 인터뷰를 자제했나.
"(실패에 대해서)변명하고 싶지 않았다. 그런 부분 때문에 괜히 오해를 사기 싫었다. 결과에 대해서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게 맞았기 때문이다. 시끄러워지는 게 싫었다. 말 한 마디가 커지고, 기사화가 되는 게 싫었다. 롯데 소속이다. 나 때문에 시끄러운 건 싫었다."
- 현재 몸 상태는.
"아프지는 않다. 좋다. 살만 좀 빼면 된다. 아직 좀 무겁지만 시범경기를 하면서 빼야 한다. 부상이 있어서 스윙 스피드가 조금 떨어져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러닝이나 보충훈련으로 보완할 것이다."
- 몸집을 키웠다는데.
"장타력의 의미보다는 전 경기(144경기) 동안 최대한 체력이 떨어지지 않고 풀타임으로 뛰기 위해서다. 장타 때문에 억지로 키운 건 아니다."
- 주루에는 영향 없을까.
"과도하게 찌운 게 아니라 평소보다 3~4㎏정도 늘었다. 주루에선 상관없을 것 같다. 올해는 개인적으로 많은 도루를 하고 싶다."
- 올해 개인적인 테마가 있다면.
"상대팀에 까다로운 선수가 되고 싶다. 타석에선 상대 투수가 혀를 내두를 정도로 독하고, 주자로 나가선 상대 투수와 내야수들이 긴장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 독한 야구를 테마로 잡았다."
- 타순에 대해선.
"크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 어차피 감독님께서 결정하실 부분이다. 어느 타순이든 내가 해야 할 역할은 같다고 생각한다. 주자가 없으면 출루하고, 도루할 수 있으면 도루하고, 주자가 있으면 해결하는 게 내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 2년 뒤에 해외 진출을 노릴 것인가.
"지금은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 2년 동안 KBO리그에서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선수가 되는 게 먼저라고 생각한다."
- 베테랑이지만 롤 모델이 있다면.
"(강)정호 형이다. 나와 포지션, 야구 스타일이 달라서 롤모델이 아니었는데 요즘 들어서 정호 형이 얼마나 대단한지 느끼게 됐다. 나한테 자극도 많이 준다. 자주 연락을 하는데 연락 때마다 무언가 정호 형에게 인정받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워낙 친한 사이다. 정호 형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 친한 형이지만 멋있다."
- 올해 목표는.
"전 경기 출전라는 것에 대해서 애착은 있었지만 소화한 적은 거의 없었다. 다른 선수들도 같은 생각이겠지만 선수는 다쳤을 때, 경기에 나가는 게 정말 행복하다는 것을 느낀다. 144경기를 뛴다면 나머지 성적들은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최대한 많은 경기에 나가면서 팀에 보탬이 되는 게 우선이다. 144경기 출전이 목표다."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