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33) 9단과 인공지능(AI) '알파고'의 2국에서 승리의 여신이 알파고에게 다시 미소를 보였다.
10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2국에서 알파고는 전날과 돌을 바꾸어 흑을 잡았다. 두 기사 모두 초반부터 공세적인 포석을 했고 전투적인 기풍을 선보였다. 알파고는 3수째를 좌상귀 소목에 착점하며 놀라움을 안기기도 했다.
이는 알파고가 지난해 유럽 챔피언 판후이 2단과의 대결, 9일 이세돌 9단과의 1국에서도 한 번도 둔 적이 없는 수다.
알파고는 1국과 마찬가지로 인간의 바둑 수준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수들을 하고 있다. 흑 11, 백 12로 교환 이후 흑 13으로 손을 빼는 것도 마찬가지다. 알파고는 충격적인 수들을 연발하고 있다. 현재 흑 37 또한 놀라운 수다. 고개를 갸우뚱한 이 9단은 장고 끝에 중앙 쪽을 밀어갔다.
백 80으로 상변 흑집에 침입해서 어려운 장면인데 알파고는 노타임 착점. 1국에서 나오지 않았던 패를 만드는 수도 생각해 볼 수 있는데 이세돌 9단은 백 84로 한 칸 뛴 장면. 이에 알파고는 흑 85, 손해수를 두며 좌변을 깔끔하게 처리해두고 흑 91로 상변 백돌을 잡으러 간 장면이다.
이 9단이 1국 때보다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유리한 형세를 유지했지만, 순식간에 알파고가 상황을 역전시켰다. 부분적으로는 이 9단이 득을 많이 봤는데, 아직 속단은 이르다. 정교한 마무리가 중요해졌다.
미세한 형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 9단이 중앙 백대마를 가일수하지 않고 백 120으로 손을 뺐다. 손을 빼고 하변에서 실리를 많이 챙긴 모습. 미세한 승부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시간 사용이 하나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엇비슷하게 나가다가 이 9단의 시간 사용이 많았다. 이 9단은 제한시간 2시간 중에서 현재 10분을 남겨두고 있다. 반면 알파고는 36분이 남았다. 이 시간을 다 소요하게 되면 초읽기로 둬야 한다.
대국은 백을 잡는 기사에게 덤 7집 반을 주는 중국 룰을 따른다. 알파고가 처음부터 중국 룰로 설정돼 있어 한국룰로 진행하기 어렵다고 구글 측이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바둑은 흑이 먼저 두는데, 먼저 두는 쪽(흑)이 유리하기 때문에 나중에 둔 쪽(백)에 그 불리함을 보상해 주기 위해 이 같은 규칙이 만들어졌다. 중국 룰은 덤이 한국 룰(덤 6집반)보다 1집 많은 7집반으로, 백이 좀 더 유리하다.
한편, 이세돌 9단은 오랜 시간 알파고와 접전을 벌인 끝에 마지막 초읽기까지 쓰며 고전하다 결국 알파고에게 승리를 내줬다.
이세돌과 알파고의 '세기의 매치'는 오는 15일까지 광화문 포시즌스호텔 서울 특별대국장에서 총 5회에 걸쳐 치러진다.
매일 오후 1시에 대국이 시작된다. 우승자에게는 100만 달러(약 12억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