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일이 있었건 스스로 극복한 사람은 남녀불문 다 멋지다.” 마냥 곱게 자랐을 것만 같은 박보검(23)의 평탄치 않았던 가정사가 최근 공개됐다. 연대보증으로 개인파산에 이른 사례로 박보검이 언급되면서 그날 종일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을 차지했다.
이때 어느 네티즌은 박보검의 전작 영화 ‘차이나타운’ 때 “산전수전까진 아니지만 뭔가 그늘을 봤다”며 자신의 환경을 딛고 오늘에 이른 박보검을 성원했다. 공교롭게도 ‘차이나타운’에서 박보검은 아버지가 진 빚 때문에 사채업자의 협박을 받는 젊은이를 연기했다. 절망적 상황에 처해 있으면서도 현실을 긍정하고 자신의 일을 즐겁게 하는 바른 청년으로 여주인공에게 마음의 위안을 줬다.
유명해진다는 것은 이렇듯 자신의 개인사가 드러나는 걸 감수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개인파산이 알려진 게 개인의 의지와 무관했다면 어머니를 일찍 여읜 사연은 여행을 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드러났다. 그동안 공개하길 꺼렸지만 11일 tvN ‘꽃보다 청춘’을 통해 초등학교 4학년 때 어머니가 돌아가신 가슴 아픈 사연을 털어놓은 것이다.
박보검을 스타덤에 올린 드라마 ‘응답하라 1988’ 제작진은 쌍문동 네 친구를 캐스팅하면서 캐릭터와 닮은 점이 많은 연기자를 물색했다. 박보검도 뉴시스에 “오디션에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많이 물어봤다”고 털어놨다. ‘응팔’에서 박보검은 홀아버지 손에 자란 천재기사 최택을 연기했다. 극중 노모를 잃은 이웃집 아저씨 성동일은 동네 골목 평상에서 우연히 만난 최택에게 물었다. “언제 엄마가 보고 잡냐·” 그때 최택은 답했다. “매일 보고 싶어요.”
그 대사가 남달랐을 박보검은 열 살 많은 형과 아홉 살 연상인 누나를 둔 삼형제의 막내다. 보통 집안의 막내는 많은 사랑을 받는데, 박보검은 특히나 귀한 아이였다. 박보검의 아버지가 교회에 기고한 글에 따르면 아내는 몸이 안 좋아 치료를 받던 중 아이를 뱄다. 뒤늦게 임신사실을 알고 아이의 건강상태를 우려했는데 실제로 태어나자마자 이유 없이 아팠고 희망이 없다는 청천벽력같은 말을 들었다. 박보검은 기독교가 모태신앙이다. 성인이 된 지금도 주말마다 찾는 이 교회에서 극적으로 건강을 되찾았다고 한다. 막내의 이름을 지어준 사람도 당시 두 부모에게 희망을 준 그곳의 목사다.
박보검은 팬들에게 사인을 할 때 늘 ‘갓 블레스 유’라고 쓴다. 기도는 생활화돼 있다. “아침, 저녁, 그리고 수시로 마음속으로 기도한다”고 말했다. ‘꽃보다 청춘’에서 박보검이 유행시킨 말은 바로 ‘아, 감사하다’다.
박보검의 이름은 보배 보(寶)와 칼 검(劍)자로, ‘때가 되면 귀하게 쓰인다’는 뜻을 담았다. 박보검은 “아직은 내속의 검을 꺼내본 적이 없다. 어떤 순간이 오면 꺼낼까? 그건 참 어렵다. 때가 되면 많은 분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연기적으로는 ‘같이 작품하고 싶은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