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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손흥민, 올림픽 본선 '와일드 카드'..
사회

손흥민, 올림픽 본선 '와일드 카드'

뉴시스 기자 입력 2016/03/14 14:01 수정 2016.03.14 14:01
 

 

올림픽 본선을 5개월 앞두고 와일드카드 한 장이 공개됐다. 그 대상이 손흥민(24·토트넘)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울리 슈틸리케(62·독일) 감독은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달 말 레바논(24일)과 태국(27일)전에 나설 23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최정예 멤버들이 대거 포함된 가운데 손흥민의 이름이 보이지 않았다. 궁금증은 슈틸리케 감독의 발언을 통해 해소됐다.

슈틸리케 감독은 "사실 몇 주 전에 손흥민과 신태용 올림픽대표팀 감독이 와일드카드 소집을 두고 접촉했다. 손흥민의 올림픽 참가 의지가 확고했다"고 털어놨다.

손흥민의 반응을 확인한 슈틸리케 감독과 신태용 감독은 그의 올림픽 차출을 위한 물밑 작업에 돌입했다.

그 조건으로 토트넘측에 내건 것이 3월 A매치 명단 제외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주관하는 레바논과 태국전은 구단의 동의없이 선수를 선발할 수 있다. 두 사령탑은 이 규정을 활용하기로 머리를 맞댔다.

이미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행을 확정한 만큼 레바논과 태국전에 손흥민을 부르지 않는 배려를 보여주면서 8월 올림픽 본선에서 합당한 보상을 받겠다는 것이다.

아직 군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손흥민이 병역 혜택 가능성이 있는 올림픽 와일드카드를 마다할 이유는 없다. 문제는 소속팀 토트넘 핫스퍼의 입장이다.

올림픽 와일드카드는 의무 차출의 대상이 아니다. 23세가 넘는 선수가 올림픽에 나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소속팀과의 협의를 거쳐야 한다.

사상 첫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위해 뛰고 있는 토트넘은 두 사령탑의 제안에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최근 컨디션이 좋지 않은 손흥민이 A매치를 위해 한국과 태국을 다녀오는 것보다는 영국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이 훨씬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토트넘은 리그 우승 경쟁을 하고 있고 유로파리그도 남아 있다. 우리가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토트넘으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추후 긍정적으로 일이 풀리기를 희망하면서 이렇게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레 와일드카드 한 장이 손흥민이라는 사실이 알려졌다. 올림픽을 5개월이나 남긴 시점이다.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일이다. 그동안에는 1개월여 전까지 선수들간의 경쟁을 유도한 뒤 3명을 발표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동안 자칫 다른 와일드카드 후보들에게 상실감을 줄 수도 있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신 감독은 그 대상자가 손흥민이기에 어쩔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슈틸리케 감독에 이어 기자회견에 나선 신 감독은 공개가 불가피했느냐는 질문에 "명단에 손흥민이 빠졌는데 이에 대한 질문이 없었겠느냐"고 반문한 뒤, "슈틸리케 감독님과 나, 축구협회의 조율이 없으면 손흥민 같은 선수를 올림픽에 데려갈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모든 것을 오픈한 것"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신 감독은 "손흥민을 6월이나 7월에 뽑았을 경우 토트넘이 안 된다고 하면 데려갈 수 없다. 데려갈 수 있는 확률을 열어놨다는 것이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손흥민이 어느 포지션에 둬도 제 몫을 할 수 있는 선수라는 점도 고려됐다.

신 감독은 또한 "손흥민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선수다. 공격의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마지막 18명이 누가 될 지 모르겠지만 (손흥민은)맡은 임무를 충분히 다 할 수 있다"고 신뢰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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