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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후죽순' 음악 예능, 가수들 한숨..
사회

'우후죽순' 음악 예능, 가수들 한숨

뉴시스 기자 입력 2016/03/31 14:29 수정 2016.03.31 14:29
 

 

가수들이 출연하는 TV 음악 예능프로그램이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앞서 시청자 오디션 프로그램이 인기를 누렸다. 엠넷 ‘슈퍼스타 K’, MBC TV ‘위대한 탄생’, SBS TV ‘일요일이 좋다-K팝 스타’ 등이다.

가수들이 경연하는 포맷의 프로그램이 뒤를 따랐다. MBC TV ‘일밤-나는 가수다’를 시작으로 KBS 2TV ‘불후의 명곡’ 등으로 이어지며 정점을 찍었다.

이후 반응이 시들해지자 가수뿐 아니라 노래 좀 한다는 연예인들이 복면을 쓰고 노래로만 가창 대결을 벌이는 MBC TV ‘일밤-복면가왕’으로 다시 불씨를 지폈다.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은 왕년의 인기가수들을 재조명하고 있다.

유행하는 음악 예능프로그램의 특징은 시청자와 가수가 함께 출연한다는 점이다. 엠넷 ‘너의 목소리가 보여’가 선봉장이다. 직업과 나이, 노래 실력을 숨긴 ‘미스터리 싱어’ 그룹에서 노래하는 얼굴만 보고 게스트로 출연한 가수가 실력자인지 음치인지를 가리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1월 종방한 시즌2 최종화는 유료플랫폼가구 평균 3.7%, 최고 시청률 4.8%를 거뒀다.

인기에 힘 입어 하반기에 세번째 시즌을 내보낸다. 해외에 포맷을 잇따라 수출, 태국의 지상파 TV채널 워크포인트에서 ‘아이 캔 시 유어 보이스 타일랜드(I Can See Your Voice Thailand)’라는 제목으로 제작, 방송돼 최근 10화는 평균 4.3%를 기록하기도 했다. 중국 전역에 방송되는 장쑤 위성채널에서 이달 27일 첫 전파를 탄 중국판 ‘너목보’도 평균시청률 1%로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베트남, 인도네시아에서도 제작한다.

30일 첫 방송한 SBS TV ‘보컬전쟁-신의 목소리’와 4월8일 첫 방송하는 MBC TV ‘듀엣 가요제’ 역시 시청자들이 중심에 선다. 다만 ‘신의 목소리’는 아마추어 시청자가 프로 가수와 대결하는 포맷, ‘듀엣가요제’는 아마추어 시청자와 프로 가수가 힙을 합쳐 똑같은 형식의 다른 팀들과 대결하는 포맷이다.

‘K팝스타’ 후속으로 4월17일 방송하는 ‘판타스틱 듀오’ 역시 ‘신의 목소리’ ‘듀엣 가요제’와 큰 틀에서 비슷하다. 가수와 그의 팬이 함께 부르는 협업 무대를 선보이는 형식이다.

힙합으로 장르를 한정한 JTBC ‘힙합의 민족’은 그나마 콘셉트가 차별화됐다. 배우 김영옥, 이용녀, 양희경, 이경진, 문희경과 MC 최병주, 에어로빅 강사 염정인, 경기명창 김영임 등 평균연령 65세 할머니들이 래퍼가 되는 과정을 담는다. 그러나 형식은 엠넷 ‘쇼미더머니’ ‘언프리티랩스타’ 같은 기존의 힙합 경연 프로그램과 비슷하다. MC스나이퍼, 피타입, 한해, 키디비, 치타, 딘딘 등이 프로듀서로 나선다. 주 출연자들이 음악에는 거의 문외한이라는 점에서 시청자가 프로 가수들과 협업하는 ‘듀엣 가요제’, ‘판타스틱 듀오’와 노선이 비슷하다.

음악 예능프로그램이 우후죽순 격으로 끊임없이 생기는 이유는 그마나 시청률이 나오기 때문이다. 노래 자체 만으로도 시청자의 관심을 끄는데 성공한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음악예능이 비슷한 시기에 난무하는 것에 피로도를 호소하고 있다. 최근 ‘먹방’ ‘쿡방’이 인기를 누리자 비슷한 콘셉트의 요리 프로그램이 난무하는 흐름과 비슷하다.

무엇보다 가수들은 ‘내 신곡을 부르지 않는다’는 점을 안타까워한다. 아무래도 시청자의 관심을 끌기에는 자신 뿐 아니라 다른 가수들의 기존 히트곡이 안정된 선택지이기 때문이다. 가요계 관계자는 “예능프로그램과 가수들이 윈윈하는 프로그램이 필요한데 현재 흐름은 반짝 관심에만 신경을 쓰고 가수들을 소비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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