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을 9일 남긴 현재 여야는 판세가 혼전양상을 보인다는 판단아래 서로 '위기'를 강조하며 지지층을 모으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공식선거운동이 중반전으로 접어들면서 새누리당은 '과반도 위험하다'며 호소하고 있으며 더불어민주당은 '야권 분열 때문에 힘들다'며 현상 유지론을 펼치고 있다. 국민의당은 호남에서 안정적 지지세를 확보, 서울과 수도권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새누리당은 '최저임금 인상, 동일노동 동일임금' 같은 진보적 색채의 공약을 내놓는 등 당 지지층 외연확대에 전력을 쏟고 있고 더불어민주당은 지지부진한 야권후보단일화 속에 '경제심판론'을 강조하며 지지층 결집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국민의당은 후보단일화를 거부한채 대안정당으로서의 의미를 내세우며 표심을 자극하고 있다.
이날 현재 전체 252개(무투표 당선 경남 통영·고성 제외) 선거구 중 110곳 안팎은 어느 당도 우세를 확신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새누리당이 112곳에서 '우세'하다고 점쳤으며 85곳이 '경합'이라고 예상했다.
김무성 대표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이었던 지난달 31일 "이번 선거는 우리가 꼭 이겨야 할 선거임에도 불구하고 역대 가장 어려운 총선이 될 것 같다"며 '과반도 위험하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 2일 인천 유세에서는 "여당이 국회선진화법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180석까지 욕심내보고자 했던 것도 사실"이라며 "이번에 잘못하면 과반수 의석도 간당간당하다"고 말했다.
더민주는 이번 총선 목표 의석수를 110석으로 안팎으로 잡고 있다. 현재 35곳에서 우세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당초 야권 단일화를 염두에 두고 130석까지 내다봤지만 하향조정했다. 수도권에서의 후보단일화 어려움에 따른 판단이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지난 3일 제주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야당이 분열 안 된 상태라면 과반도 상상할 수 있겠지만, 107석 정도의 현상을 유지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하향 수정했다.
같은 날 정장선 총선기획단장은 "110~120석 정도로 잡고 있지만 접전지역이 많이 늘어나고 있어 그것도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더민주는 초반에 형성된 야권 후보단일화 이슈로 인해 '여야 1대 1구도' 형성에 어려움이 크다는 판단 아래 후보단일화를 사실상 접었다.
이에 더민주는 자체분석을 통해 이번 총선에서 30여곳 이상을 우세 지역으로 분류하고 있다. 수도권 16곳, 호남 8곳, 충청권 6곳, 부산·울산·경남 2곳, 강원 1곳 정도를 우세 범주에 넣었다.
수도권에서는 서울의 경우 7~8곳을, 경기·인천에서 7곳 이상의 승리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야당 텃밭이던 호남에서는 8곳 가량을 긍정적으로 내다 보고 있다.
국민의당은 4·13 총선에서 총 40석 달성을 목표로 뛰고 있다. 현실적인 달성 가능 의석보다 높은 목표라는 지적을 받고 있지만, 목표치를 높게 잡음으로써 사표 심리 확산을 방지하고 당 존재감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국민의당은 목표치인 40석 중 과반수인 20석을 호남에서 얻을 것으로 예상, 사실상 호남 지지율에 전체 판세를 의지하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는 공식 선거운동 사흘째인 지난 2일부터 1박2일간 직접 호남으로 내려가 광역 유세를 펼치기도 했다.
안 대표는 특히 이 과정에서 "새누리당의 지지율이 나날이 추락하고 있다, 국민의당은 새누리당을 지지했다가 이탈한 합리적·개혁적 이탈자들을 담는 그릇이 되겠다"며 더민주의 '야권' 후보단일화 명분을 희석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더민주와 차별점을 둬 야권 후보단일화에 제동을 걸고 호남에서의 반문(反文)·반노(反盧) 정서에 기반한 지지세를 유지하되, 새누리당의 '연대 거부 옹호'에도 날을 세워 '새누리당 2중대'라는 비난은 피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국민의당은 호남 총 28개 선거구 중 국민의당이 전북 정읍·고창, 군산, 전남 목포, 여수을, 고흥·보성·장흥·강진, 광주 서을, 광산갑 등 현역 의원이 포진한 지역을 중심으로 총 11곳 수준에서 우세를 보이고 있다. 국민의당은 경합우세 지역까지 합해 호남에서 목표치인 20곳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다만 국민의당은 호남에서의 지지세를 서울과 수도권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안철수 대표의 지역구인 노원병부터 새누리당 이준석 후보와 오차범위 내에서 경합 중이다.
국민의당은 이같은 지역별 판세를 토대로 전체 253개 지역구 중 총 20곳 안팎을 안정적 우세 지역으로 보고 있으며, 이중 대부분이 호남 지역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