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인 3세 성악가 류드밀라 남(1947∼2007)의 9주기 추모 음악회가 열린다.
주한러시아연방대사관 주최로 14일 오후 6시30분 서울 정동 주한러시아대사관 그랜드 홀에서 고인을 기억하는 음악회를 펼친다.
류드밀라 남은 1977년부터 1997년까지 러시아 최고 극단인 모스크바 볼쇼이 오페라단에서 프리마돈나로 활약했다.
풍부한 성량과 호소력 짙은 목소리가 돋보이는 메조 소프라노였다. 1987년 '러시아 공훈배우', 2003년 '러시아 인민예술가' 칭호를 받기도 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 문화예술축전 당시 소련 대표로 서울을 찾았다. 당시 류드밀라 남이 세종문화회관 무대에서 진달래 빛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그리운 금강산'을 불렀을 때 객석은 온통 눈물바다가 되기도 했다.
이번 음악회에는 러시아음악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성악가들의 모임인 러시아가곡연구회(회장 황성희)가 힘을 싣는다.
류드밀라 남의 제자인 바리톤 남완, 소프라노 황성희, 테너 손성래, 소프라노 김경아가 고인이 무대에서 즐겨 부른 러시아 가곡과 민요를 들려준다.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 아리아와 '그리운 금강산'도 노래한다.
주한러시아연방 알렉산드르 티모닌 대사는 "류드밀라 남은 표현력 풍부한 독특한 음색,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소련시대 당대 음악계뿐만 아니라 세계 오페라계의 거장으로 자리매김했다"며 "서거 9주년 추모 음악회가 류드밀라 남을 기리는 의미있는 행사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