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소형(한의학박사)
여성의 건강 척도가 자궁이라면 남성 건강의 척도는 척추와 간이다. 남자는 허리가 부실하면 안 된다는 말은 곧 척추가 바로 서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우리 몸의 중심을 잡아주는 척추가 약해지면 몸속 장기들이 자극과 스트레스를 받아 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한의학에서 허리는 신장 기능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신장은 한의학에서는 우리 몸의 정기를 주관하는 중요한 장기로 생식 능력 역시 신장의 기능과 관련이 있다. 그래서 남성이나 여성 모두 생식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신장 기능을 좋게 만들어야 한다. 또한 신장은 우리가 알고 있는 소변 배출과 관련이 있는 콩팥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갑상선, 생식선, 대뇌하수체 등이 모두 신장에 속하며 그렇기 때문에 신장은 한의학적으로는 생명 활동의 중심이며 에너지의 원천이라고도 할 수 있다.
신장에 영향을 주는 척추를 바르고 건강하게 유지하려면 바른 자세가 기본이다. 평상시 잘못된 자세로 인해 목, 어깨, 허리 등에 통증이 잦고 근육이 뻣뻣해지는 경우가 많다면 항상 바른 자세로 목이나 어깨, 허리를 긴장시키지 않아야 하고, 허리 근육을 단련시켜주는 운동을 꾸준히 해주는 것이 좋다.
신장 건강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마사지법도 도움이 된다. 몸의 뒤쪽을 흐르는 경락으로 양기를 주관하는 ‘독맥’을 자극해주면 된다. 엎드려 누워 있는 자세에서 다른 사람이 목에서 엉덩이까지 이어져 있는 척추를 두 손으로 쓸어 올리듯이 만져주면 독맥의 기운이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게 되면서 척추의 긴장도 풀리게 된다. 도와줄 사람이 없다면 혼자서 독맥을 자극하는 방법도 있다. 시선은 정면을 바라보고 양쪽 다리를 어깨 너비만큼 벌린 후 양손을 깍지를 껴서 하늘을 향해 올려주면 된다. 그리고 숨을 들이마셨다가 내쉬면서 상체를 천천히 숙이면 되는데 상체가 하체 가까이 내려오면 고개를 숙이면서 양손으로 발 뒤꿈치나 발목을 잡으면 된다. 두 다리는 쭉 뻗어주고 배와 허벅지를 밀착시키면 된다.
남성 건강에 중요한 것으로 척추 다음으로 간을 꼽을 수 있다. 간의 경락이 생식기 부위를 지나기 때문에 간이 약해지면 성기능도 약해질 수 있다. 특히 폭식이나 폭음 등이 간을 손상시킬 수 있으므로 적당히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며, 과도한 스트레스나 피로 역시 줄여나가야 한다. 또한 변비가 생기면 장에서 미처 분해되지 못한 유독 성분이 간에 미쳐 간 기능을 악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장 건강에도 신경을 써야 간 기능도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다.
조선 시대 이황 선생은 자신의 건강법인 발바닥 문지르기를 자신의 형에게 권했다는 기록이 있다. 온몸이 땀으로 흥건해질 때까지 발바닥을 문지르면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발바닥을 자극해서 발의 혈액순환이 좋아지면 전신의 피로가 풀리는 것은 물론이고 하반신의 혈액순환이 좋아지고 신장의 기능이 촉진된다. 따라서 발 자극은 남성 건강에 효과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