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세계 랭킹 1, 2위 대결로 치열한 승부를 예상했던 2016년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양강 구도가 완전히 빗나갔다. 1위인 리디아고(18)가 박인비(28)를 멀찌감치 따돌리며 격차를 벌리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시즌을 앞두고 박인비와 리디아 고의 세계랭킹 포인트 차이는 0.51점에 불과했다. 지난 1월26일 기준 리디아 고는 11.23점, 박인비는 10.72점이었다.
한 경기의 성적에 따라 얼마든지 뒤집힐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4개월이 채 지나지 않은 현재(23일) 리디아 고는 13.66점, 박인비는 9.01점을 기록 중이다.
박인비가 세계랭킹 1위를 탈환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3경기에서 우승을 해야 가능하다. 하지만 상황이 녹록치 않다.
밑에서는 미국을 대표하는 차세대 주자인 렉시 톰슨(20)이 치고 올라오고 있다.
지난 2월 혼다 타일랜드에서 올 시즌 첫 승을 안은 톰슨은 이달 초 일본 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 살롱파스컵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롤렉스랭킹 포인트는 7.57점.
지난해 10월말 박인비를 끌어내리고 1위 자리에 오른 리디아 고는 월등한 경기력을 보이며 이날까지 30주 연속 독주다.
그는 올 시즌 9개 대회에 출전해 지난 3월 'KIA 클래식'과 4월 메이저 대회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연속 우승했다. 준우승 2번을 제외한 톱10 진입도 두 차례나 달성했다.
상금 랭킹에서도 부동의 1위다. 108만6338달러를 기록 중인 그는 2위 노무라 하루(일본)에 39만 달러 이상을 앞서고 있다. 박인비의 상금은 25만3381달러(21위).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계속해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박인비는 1월말 출전한 LPGA 투어 개막전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에서 허리 부상을 당한 뒤 기권했다. 그는 한 달을 쉬었다가 대회에 출전했지만 공동 30위 2번, 컷 오프의 수모를 겪기도 했다.
올 시즌 최고 성적은 3월말 기아클래식에서의 준우승이다.
박인비는 다음 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에선 공동 6위를 기록하는 등 다시 컨디션을 회복하는가 했지만 왼쪽 엄지손가락 인대 부상으로 다시 3개 대회에서 휴식을 취했다.
이후 킹스밀 챔피언십에서 복귀전을 치렀으나 손가락 부상이 재발해 경기를 기권했다. 그는 1라운드에서 3오버파 74타로 부진을 면치 못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잦은 부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박인비가 부상으로 인한 부진을 얼마나 빨리 털어내느냐에 따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최대 관심포인드였던 두 선수의 치열한 맞대결전이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