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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지원’소방헬기 추락..
정치

‘세월호 지원’소방헬기 추락

운영자 기자 입력 2014/07/17 21:25 수정 2014.07.17 21:25
광주서 아파트 주변 떨어져 대형참사 면해… 5명 사망, 사고 원인 분석중
▲ 17일 오전 10시54분께 광주 광산구 장덕동 수완지구 한 아파트 인근 도로변 인도에 강원 소방1항공대 소속 소방헬기가 추락해 탑승한 기장 등 5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 운영자
세월호 수색 현장 지원을 마치고 복귀하던 소방헬기가 광주 도심에서 추락해 탑승자 5명 전원이 숨지고 주변에 서 있던 여고생이 화염에 부상을 입는 등 시민 3명이 다쳤다.
강원소방본부 소속 소방헬기와 탑승자들은 지난 14일부터 세월호 사고 해역에서 실종자 수색 작업을 지원하고 복귀하던 중 이 같은 사고를 당했다.
◇ 사고 개요
17일 오전 10시54분께 광주 광산구 장덕동 수완지구 한 아파트 인근 도로변 인도에 강원 소방1항공대 소속 소방헬기가 추락했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이 사고로 헬기에 타고 있던 기장 정모(52) 소방경, 부기장 박모(50) 소방위, 정비사 안모(38) 소방장, 구조대원 신모(42) 소방교, 이모(31) 소방사 등 5명이 전원 사망했다. 또 사고 당시 버스 승강장에 있던 고등학교 3학년 박모(18)양이 헬기 폭발로 인한 화염 때문에 다리 등에 2도 화상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현장 주변 상가에 있던 또 다른 시민 2명도 크게 놀라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헬기 탑승자들은 지난 14일부터 이날까지 진도군 팽목항 등 세월호 참사 현장에서 수색 지원 임무 중이었다.
이날도 오전 8시47분께 세월호 사고 해역에서 수색 지원 활동을 할 계획이었으나 기상 악화로 투입되지 못했으며 오전 10시25분께 강원도소방본부에 울산소방본부 소방헬기와 교대하고 복귀하겠다고 연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 사고 원인은
사고 목격자들은“헬기가 추락 직전까지 낮게 비행하다 사람이 없는 큰 도로변 옆으로 떨어졌다”“추락할 때 헬기가 낮게 비행하다 '팍팍팍팍'하는 소리와 함께 인적이 없는 곳으로 떨어져 폭발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사고 당시 현장을 찍은 주변 CCTV와 차량 블랙박스에는 헬기가 수직으로 조종석부터 추락한 직후 폭발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이 같은 진술과 영상을 바탕으로 전문가들은 다양한 사고 원인을 분석하고 있다.
우선 사고 당시 광주지역에 장맛비가 내리고 있던 점으로 미뤄 기상악화로 인해 헬기가 추락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소방헬기가 추락한 이날 오전 10시∼11시 사이 광주 광산구 수완지구에는 시간당 3.5㎜의 비가 내렸으며 바람은 초속 1.2m로 불었다. 돌풍이나 천둥·번개는 관측되지 않았지만 구름이 낮게 깔려 시야확보에 다소 어려움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 아파트·상가·학교 밀집…대형인명 사고는 면해
사고 현장은 449가구가 입주해 있는 20층 짜리 고층 아파트단지와 10m 거리도 떨어지지 않았다. 인근에는 성덕중을 비롯해 성덕고, 고실초, 성덕초, 수완고 등 규모있는 학교만 5∼6곳이 몰려 있고 상가와 공원까지 있었다.
특히 사고지점으로부터 불과 10여m 떨어진 성덕중의 경우 1360여명의 학생과 70여명의 교직원이 학교에서 수업을 하고 있어 자칫 더 큰 사고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상황이었다.
사고를 목격한 박모(20·여)씨는“시내버스가 정류장을 지나가자마자 10여 초 뒤 헬기가 추락했다.
버스가 조금만 늦었다면 자칫 큰 인명피해가 발생했을 것”이라며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 목격자들“조종사가 가장 안전한 곳 찾은 듯”
소방헬기 추락 사건을 눈으로 직접 목격한 시민들은 이구동성으로“조종사가 참사를 막기 위해 끝까지 조정간(스틱)을 놓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사고현장 인근에 사는 김모(53)씨는“‘두두두’하는 소리가 점차 굉음으로 변해‘무슨 일인가’ 싶어 사무실 밖으로 나가봤더니 4∼5초 사이에‘꽝’하는 굉음과 함께 폭발했다”고 전했다.
김씨는“헬기가 추락 직전까지 낮게 비행하다 사람이 없는 큰 도로변 옆으로 떨어졌다”며“아무리 생각해봐도 조종사가 탈출보다는 안전한 추락장소를 찾았다고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인근 연립주택 건설현장 소장은 “25층 짜리 아파트 단지 중간을 지나서 건설현장 크레인을 피해 수직 대각선으로 낙하했는데 앞에는 아파트, 좌우측에는 학교가 있으니깐 조종사가 이를 보고 피한 것으로 보인다"며“특히 학교 쪽으로 떨어지지 않기 위해 노력한 것 같다”고 목격담을 전했다.
◇ 추락 헬기 인명구조용‘더핀’
사고 헬기는 유로콥터(Eurocopter)에서 생산된 인명 구조용 더핀(Dauphin) 기종으로 확인됐다.
이 기종은 프랑스와 독일의 합작회사인 유로콥터사(社)에서 생산된 중형헬기로 인명구조에 탁월한 성능을 자랑하며 항공방제, 지휘, 정찰, 촬영 등에 주로 이용된다.
최대 14명까지 탑승 가능하며 1158ℓ의 연료를 싣고 3시간30분간 860㎞까지 운항할 수 있다.
기체 길이는 11.63m, 넓이 2.03m, 높이 3.81m이며 최대 900ℓ까지 담수할 수 있다.
◇ 8개월만에 도심서 또 다시 헬기 사고
도심에서 헬기 사고가 발생한 것은 지난해 11월16일 서울 삼성동 아이파크 아파트에 민간 헬기가 충돌해 조종사 2명이 숨진 지 8개월만이다.
지난해 5월9일에는 경북 안동시 임하댐에서 산림청 소속 헬기가 불을 끄고 복귀하던 중 추락해 기장과 부기장이 숨졌다.
지난 2011년 5월5일에는 강원도 강릉시 소금강 계곡 인근에서 산림청 소속 헬기가 떨어져 2명이 숨졌으며 2010년 4월15일 전남 진도군 동남쪽 14.5㎞ 해상에서는 해군 제3함대 소속 링스헬기가 추락해 4명이 숨졌다.
◇ 정종섭 안행부 장관“원인 규명에 최선”
이날 오후 사고 현장을 찾은 정종섭 신임 안전행정부 장관은“빠른 시일 안에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수습 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정 장관은 언론과 만나“세월호 사고 수습 지원을 하던 소방 공무원들이 참 안타까운 일을 당했다. 참혹하다”며 "빠른 시일에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수습을 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울 최태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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