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CH(포항공과대학교, 총장 김도연)은 세계 최초 3차원(3D) 세포 프린팅 기술과 근육 유래 바이오 잉크를 이용해 인간의 근육과 거의 흡사한 인공근육 제작에 성공했다고 20일 밝혔다.
기계공학과 조동우 교수와 융합생명공학부 통합과정 최영진 씨가 제작에 성공한 인공근육에 이용된 3D 프린팅은 입체적인 물체를 원하는 그대로 복사해내는 기술로 최근 제조업을 비롯한 여러 산업에서 널리 쓰이며 미래를 바꿀 혁신적인 기술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바이오메디컬 분야에서 환자 맞춤형 의료기기나 인공 장기 제작에 활용할 수 있어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인체에 해롭지 않은 재료로 인체 조직과 같은 기능을 하는 대체물을 만들기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벽이 높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체의 골격근의 구조와 고유의 성질까지 모사한 인공근육의 개발은 학계의 큰 주목을 끌고 있다.
골격근은 우리 몸 곳곳의 뼈 주위에 위치한 근육으로 어깨와 가슴, 허벅지는 물론 눈 둘레 등에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한다. 심장처럼 근육 운동을 통제할 수 없는 불수의적 근육과 달리, 골격근은 인간의 의지에 따라 전기 신호를 통해 다양한 강도의 힘으로 여러 동작이 가능하다. 따라서 골격근을 대체할 만한 인공 근육은 다양한 형태와 크기로 제조가 가능하면서도 원하는 대로 수축과 이완이 이루어져야 한다.
기존의 인공근육 구조체는 미리 제작한 틀(mold)에 콜라젠 같은 생체적합성 재료와 세포를 채워 넣는 방법으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이 방법은 시간이 오래 소요될뿐더러 환자 맞춤형 제작이 어렵고, 근육 재생에 필수적인 세포의 정렬도 조절할 수 없었다. 더욱이 기존의 생체재료로는 실제 근육처럼 세포의 생존을 돕고 근육 섬유의 생성과 재생에 필요한 환경을 제공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런 점에 착안해 기존의 생체적합성 재료 대신 실제 골격근 조직을 이용해 만든 바이오 잉크를 원료로 삼아 3D 세포 프린팅 기술로 인공 근육을 제작했다. 근육 조직에서 세포만을 제외한 세포외기질(extracellular matrix)을 재료로 사용함으로써 실제 근육환경과 매우 유사한 성장 조건을 제공한 것이다.
이 연구를 주도한 조동우 교수는 “3D 세포 프린팅과 근육 유래 바이오 잉크를 활용하면 실제 근육의 구조와 기능을 매우 흡사하게 모사할 수 있어 근육 질환의 치료와 신약 개발 등에 크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율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