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분위기 고려 청와대 안에만 머물 예정… 2기 내각 추가 인사 고민할 수도
박근혜 대통령이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닷새간의 여름휴가를 떠난다.
지난해 여름휴가 당시 박 대통령은 어린 시절 양친과의 추억이 있는 경남 거제시 저도를 찾았지만 올해는 외부로는 나가지 않은 채 청와대 안에만 머물 예정이다.
이는 세월호 참사와 잇단 인사실패에 따른 논란 등 사회 분위기를 고려해‘조용한 휴가’로 보내겠다는 의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의 올해 여름휴가는 격무와 스트레스로 지친 심신을 달래고 여가를 통해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 기회라기 보다는 업무의 연장선에서 시급한 국정현안의 해법을 모색하는 시간이 될 전망이다.
박 대통령의 휴가 중 국정구상에서 가장 관심을 모으는 부분은 인사다. 박 대통령은 지난 지난 25일 김동연 전 국무조정실장의 후임으로 추경호 기획재정부 1차관을 임명하는 등 13명의 장·차관급 인사를 단행하며 2기 내각 인선을 대부분 마무리했다.
하지만 유진룡 전 장관의 면직 이후 27일 현재까지 열흘째 후임자 인선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자리는 2기 내각의 마지막‘퍼즐’로 남아 있다.
당초 2기 내각 문체부 장관으로 내정됐던 정성근 전 후보자가 자질논란으로 음주운전 경력, 아파트 투기 등 각종 의혹에 따른 자질논란으로 낙마한 만큼 무난히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적임자 찾기는 박 대통령의 휴가기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변사를 계기로 불거진 황교안 법무부 장관과 김진태 검찰총장, 이성한 경찰청장 등에 대한 책임론도 박 대통령의 인사 고민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유 전 회장에 대한 검경의 수사가 총체적으로 부실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야당은 이들에 대한 경질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2기 내각이 출범한지 얼마 지나지도 않아 다시 인사 정국에 휘말릴 수도 있는 만큼 박 대통령이 교체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이지만 여론 추이에 따라 결단을 내릴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는 것처럼 바닥까지 떨어진 민심을 추스리고 국정운영에 강공 드라이브를 걸기 위한 구상 마련에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국가혁신과 경제활성화를 하반기 국정운영의 양대 축으로 삼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관피아 척결, 비정상의 정상화, 규제혁파, 공공기관 개혁 등의 국정구상에 힘을 쏟을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의 휴가 중 국정구상에는‘미니총선’으로 불리는 7·30 재보궐선거 결과도 일부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새누리당이 세월호 참사에도 불구,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비교적 선전한 데 이어 이번 재보선에서도 만일 승리를 거둔다면 집권여당의 안정적인 과반 의석을 바탕으로 박 대통령의 국정정상화 작업에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반면 새누리당이 패배의 성적표를 받아든다면 박 대통령의 하반기 국정운영에도 적잖은 차질이 예상된다. 가능성은 낮다는게 전문가들의 전망이지만 만일 새누리당이 과반 의석 확보조차 실패한다면 주요 국정과제를 뒷받침하기 위한 각종 법안처리에도 빨간 불이 켜지는 만큼 국정 로드맵의 대대적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