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이 17일 한국경제 성장담론과 구조개혁 문제를 다루며 '공부하는 정당'에 본격적으로 재시동을 걸었다. 국민의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 7시20분 국회의원회관에서 김주훈 한국개발연구원(KDI) 수석이코노미스트가 진행한 '미래를 보는 키워드-한국경제의 성장과 구조개혁' 강연에 참석했다.
이날 강연 청취는 주승용 원내대표가 제안한 아침 워크숍 일환이다. 주 원내대표는 최근 자강론과 연대론을 둘러싸고 제기된 내부갈등을 봉합하고 단합을 도모하기 위해 총선 직후 실시했던 소속 의원들을 상대로 한 아침 워크숍 재개를 제안한 바 있다.
이날 강연에는 박지원 대표와 주승용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를 포함, 국민의당 의원 38명 중 27명이 참석했다. 연사로 나선 김주훈 수석은 한국경제의 당면과제를 분석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4차 산업혁명을 제시했다. 4차 산업혁명은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꾸준히 거론해온 의제다.
의원들은 강연 내용을 경청했지만 자신의 견해와 반대되는 부분 등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반론을 내놨다.
손금주 최고위원은 특히 노동·자원배치의 유연성을 확립해야 한다는 강연 내용에 대해 "유연성과 관련해 경쟁력을 가진 핀란드, 네덜란드 같은 국가들은 충분한 사회안전망을 갖췄다"며 "한국은 경제 체제가 유연하게 변할 때 개인이 받는 충격을 완화해주는 국가가 아닌데 그 상태에서 어떻게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나"라고 따져 물었다.
또 정동영 의원은 "국내 경제기관에서는 한국의 북방경제를 적극적으로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냉전시대에는 북방경제를 이야기하면 환상이고 잠꼬대라고 했지만 우린 개성공단을 해봤다"며 "이것을 없애버린 게 너무 아쉽다"고 토로했다.
야권에서 쟁점화되고 있는 법인세 인상 문제도 거론됐다. 정 의원은 현재 3단계로 나눠진 법인세 과표구간을 6단계로 조정하고, 소득세와 같은 구간별 누진제를 법인세에 도입하자고 주장했다.
국민의당은 이날 KDI를 시작으로 2월까지 총 12차례에 걸쳐 12개 연구기관의 관계자를 순차 초청해 오전 7시20분부터 한 시간 가량 아침 강연을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