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에 성공한 FC서울의 최용수(41) 감독이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와의 리턴 매치를 그리고 있다.
최용수 감독이 이끄는 서울은 14일 오후 7시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가와사키와의 2014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1-2로 졌다.
지난 7일 가와사키 원정에서 3-2로 역전승을 거둔 서울은 1·2차전 득점 합계 4-4로 같았지만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8강에 올랐다. 지난 해에 이어 2년 연속 진출이다.
지난해 그룹 예선부터 16강까지 동아시아와 서아시아로 나눠 진행되던 대회 방식이 올해는 4강까지 확대됐다. 동-서 클럽이 결승에서야 맞붙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이에 따라 서울은 8강에 선착한 포항스틸러스·광저우(중국)·웨스턴 시드니 원더러스(호주)중 한 팀과 준결승 진출을 다투게 됐다.
K리그 팀끼리의 8강 맞대결도 껄끄럽고, 지난해 우승팀인 광저우의 맞대결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최용수 감독은 지난해 결승에서 패했던 광저우와의 8강에서 맞붙기를 바랐다.
최용수 감독은 “지난해 결승전에서 미끄럼을 탔다. 많은 분들과 내 생각이 똑같을 것 같다. 광저우와의 8강 매치업을 기대할 것”이라며 8강 상대로 광저우를 희망했다.
이어 “하지만 우리는 누구든 상관없다. 팀은 점점 좋아지고 있고 자신감에 차있다. 미숙한 부분은 보완하겠다. 누가 나와도 크게 개의치 않고 정면 승부를 펼쳐 보이고 싶다. 나 스스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최용수 감독은 기왕이면 8강에서 만나 지난해의 아쉬움을 털어버리고 싶어 했다.
주장 김진규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포항스틸러스와의 맞대결에 기대를 걸고 있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Mixed Zone)에서 만난 그는 “포항이 서울 홈 경기에서 그리 강하지 않다. (올시즌) 포항과 리그 경기에서 결과적으로 졌지만 내용상으로는 해볼 만 했다”며 자신감을 감추지 않았다.
서울이 ACL에서 강한 이유에 대해 그는 “서울 와서 치렀던 ACL에서 항상 8강 이상 갔다. 자신감이 있다. 큰 대회에 강한 선수들이 많다. 최 감독님도 그렇다. 아시아 축구에 대해 굉장히 잘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은 지난해와 같은 패턴을 보이고 있다. 정규 리그에서의 초반 부진을 ACL에서 만회하고 있는 모양새다. 올 시즌 2승3무6패(승점 9)로 11위에 머물러 있는 서울은 ACL 8강에 진출해 K리그 팀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을 두고 최 감독은 경계의 뜻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2012년도 정규 리그 우승 후유증으로 지난해 초반 힘들었다. 선수도 나도 힘든 시기를 보냈다. 하지만 역으로 ACL을 치르면서 꿈의 크기가 커졌다. 선수들이 리그와 다르게 집중하는 모습을 봤다”며 지난해를 돌이켰다.
그러면서도 그는 “하지만 ACL에의 선전과 리그에서의 부진, 반복되고 있는 이런 분위기가 빨리 없어졌으면 좋겠다. 이대로 계속 가다보면 감독의 위치가 어떻게 될 지 모르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며 나쁜 흐름을 끊고 싶다고 했다.
서울은 이날 전반 8분 만에 에스쿠데로의 선제골로 흐름을 잡아가다가 두 골을 내리 허용하며 1-2로 졌다. 상대 가와사키의 총공세를 버티지 못했다.
전반 28분 고요한의 패스 미스로 동점골을 내줬고, 경기 종료 직전 상대 모리시마 야스히토에게 중거리 슈팅을 허용했다.
최 감독은 “작은 실수가 승패를 가른다고 선수들에게 강한 주의를 줬는데도 실수가 나왔다. 우리는 최고가 아니고 항상 부족하다는 마음 자세가 더 필요한 것 같다”며 분발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