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실패…오후엔 210여㎞ 130여㎞ 대미관계 주도권 잡으려는 무력시위
▲ 지난해 3월 북한 노동신문이 김정은 위원장이 연평도와 백령도 타격과 관련된 포병부대의 사격훈련을 지도했다며 공개한 사진이다. ©
북한이 30일 묘향산 일대에서 동쪽방향으로 300㎜ 방사포로 추정되는 단거리 발사체 4발을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발사했다.
묘향산은 사망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특각(전용별장)이 있는 곳이다.
합동참모본부는“북한이 30일 오전 7시30분과 40분께 평안도 묘향산 지역 일대에서 동쪽 방향으로 2회에 걸쳐 단거리 발사체 2발을 발사한데 이어 오후 5시50분께와 6시께 같은 지역에서 동쪽 방향으로 2발을 추가로 발사했다”고 밝혔다.
합참은“오전에 쏜 것은 수 초 정도만 비행한 것으로 보아 발사에 실패한 것으로 추정된다”며“오후에 발사한 것은 각각 210여㎞와 130여㎞를 날아갔는데 사거리가 불규칙하게 비행했다”고 설명했다.
군은 이 발사체가 300㎜ 방사포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합참에 따르면 210여㎞를 비행한 발사체의 경우 서해와 가까운 묘향산에서 내륙을 동서로 가로질러 날아가 동해상에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130여㎞를 비행한 발사체는 사거리가 짧아 북한 내륙 일부 지역에 떨어졌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합참 관계자는“우리 군은 북한의 추가 발사 가능성에 대비해 감시를 강화하면서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북한은 정전협정 기념일을 하루 앞둔 26일 황해도 장산곶 일대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동해로 발사했다.
이 미사일의 사거리는 500여㎞였다. 황해도에서만 지난 9일에 이어 두 번째 발사였다.
이번과 마찬가지로 당시에도 북한은 항행금지구역을 선포하지 않은 가운데 미사일을 발사했다.
북한은 올해 2월21일 이후 이번을 포함해 모두 19차례나 미사일(방사포 포함)을 발사하며 대남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황병서 북한군 총정치국장은 지난 27일 정전협정 체결 61주년을 맞아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열린 육해공·전략군 결의대회에서“미국이 핵 항공모함과 핵 타격수단으로 우리의 자주권과 생존권을 위협한다면 우리는 백악관과 펜타곤(미 국방부 청사), 태평양의 군사기지, 대도시를 향해 핵탄두 로켓을 발사할 것”이라며 사실상 핵공격 위협을 감행했다.
이에 대해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28일 정례브리핑에서“북한군은 목표가 대남 적화통일이다. 우리 군과 주한미군에 대해서 계속 위협수위를 높이고 있다”며“이는 경거망동한 북한의 행동으로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반박했다.
커티스 M. 스카파로티(Curtis M. Scaparrotti) 한미연합사령관은 지난 27일 판문점 자유의 집에서 열린 정전협정 서명 61주년 기념식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북한은 현재 유엔안보리 결의안을 위반하고 있고 국제 규범을 준수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이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북한이 계속해서 이런 태도를 고집하고 이런 모습만 보인다면 국제사회로부터 더욱더 고립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며“국가나 국민들의 번영에 대한 희망을 빼앗아 버리게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북한이 미사일과 방사포 등을 수시로 쏘아대며 남한은 물론 미국까지 위협하는 것에 대해 한 군사 전문가는“남한보다는 미국과의 관계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무력시위 의도가 숨겨진 것으로 보인다”며“인천아시안게임 참가를 언급하며 미사일을 쏘는 것을 보면 북한이 그동안 써온 전형적인 화전양면술로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