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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책임 통감, 심려 끼쳐 죄송" 박인규..
대구

"책임 통감, 심려 끼쳐 죄송" 박인규 DGB 회장 사퇴

운영자 기자 입력 2018/03/29 20:20 수정 2018.03.29 20:20

  박인규 DGB금융지주 회장 겸 대구은행장이 지주사 회장직에 대해 사의를 표명했다.

  박 회장이 은행장에 이어 회장직까지 내놓은 것은 검찰이 비자금 조성을 비롯해 채용비리 수사를 확대하며 더 이상 버티기 힘들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은 29일 긴급 임원 회의를 열고 지난주 주주총회에서 은행장 사임의사를 밝힌 데 이어 지주 회장 자리에서도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일련의 사태에 대한 모든 책임을 통감하고 주주와 고객, 임직원 여러분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머리 숙여 사과 드린다"며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2014년 3월 DGB지주 회장 겸 대구은행장으로 취임한 그는 자신을 '미스터 점프'로 호칭하며 명함에도 이 별명과 함께 점프하는 모습인 본인의 캐리커처를 넣고 현장을 찾았다.

  박 회장은 지난해 2월 그룹의 외형확장 공로를 인정받아 지주 회장 겸 은행장 연임에도 성공했다.

  임기 동안 그는 DGB생명과 DGB자산운용을 인수했고 DGB캐피탈 대구은행 라오스법인을 설립했다.

  최근 4차 산업시대에 발맞춰 인터넷전문은행에도 지분 참여를 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7월 비정규직 여직원 성추행 파문에 이어 8월 비자금 조성의혹이 불거지면서 경찰 조사까지 받는 등 악재가 겹치기 시작했다.

  그는 취임 직후인 2014년 3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법인카드를 사용해 대량으로 사들인 상품권을 상품권판매소에서 수수료(5%)를 공제한 뒤 다시 현금으로 바꾸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만들어 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비자금 조성 의혹에 이어 박 회장이 신입 행원 채용에도 관여한 것으로 보고 업무방해 등 혐의로 전·현직 은행 인사 담당자 등 4명과 함께 조사를 벌이고 있다.

  지주사 회장 및 은행장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오는 4월 2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향후 구체적인 일정을 논의한다.

  임추위는 최고경영자 선임을 위한 일정과 후보 자격 요건 등을 논의해 내달 중 리스트를 추릴 예정이다. 

  은행 정관에 따르면 최고경영자가 금융 감독기구로부터 중징계 이상의 제재를 받거나 건강상의 이유 등으로 직무를 더 이상 수행할 수 없게 되면 이사회는 비상경영계획 승계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차기 행장 후보로는 김경룡 DGB금융 부사장과 박명흠 대구은행 부행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들은 박 회장의 모교인 대구상고, 영남대 출신이다. 여기에 계열사 사장 6명과 지주 및 은행 부사장보·부행장보 8명도 있다. 

  올해 초 퇴임한 임환오, 노성석, 성무용 등 직전 지주 부사장과 은행 부행장 등의 이름도 거론된다. 총 20명 안팎에 달한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전문성과 인성, 직무 수행능력 등 자격 요건을 갖춘 인물이 최고경영자가 될 것"이라며"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선임절차가 마무리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성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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