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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동국대 조일환교수, 5년째 스님들 美연수 지원..
사회

동국대 조일환교수, 5년째 스님들 美연수 지원

장성재 기자 입력 2014/08/21 16:55 수정 2014.08.21 16:55
사재 50만달러 설립 만우장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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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 조일환(77) 교수가 불교문화대학에 재학 중인 스님들의 미국 연수를 5년째 지원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2010년부터 동국대 경주캠퍼스 불교문화대학에선 매년 장학생들을 선발해 미국에서 6개월 간 연수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학생들은 한 학기 동안 컬럼비아대와 캘리포니아주립대 등에서 영어 등 다양한 학습과 주요 사찰 순례, 다른 나라의 스님들과의 교류 등의 코스를 밟고 있다.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진행된 2014년 프로그램엔 스님 4명을 포함, 6명이 참여했다. 동국대 경주캠퍼스가 이 같은 특별장학 프로그램을 하게 된 것은 조일환 교수가 사재 50만 달러를 출연해 설립한 만우장학회 덕분이다.
조일환 교수는 경북 영천 출신으로 71년 미국에 이민, 뉴욕에서 35년 넘게 의류 비즈니스를 하는 사업가이기도 하다. 2005년에 불교를 체계적으로 공부하고 싶어 아내 조순자씨에게 사업체를 맡기고 동국대 경주캠퍼스 불교학과에 입학하는 결단을 내렸다.
만학의 나이에도 학기 중엔 원룸을 얻어 공부했고 방학엔 뉴욕에 와서 사업을 챙기는 생활을 지속하면서 1학년 평점 4.5점 만점을 받는 등 수석 졸업의 기쁨까지 안았다. 졸업과 동시에 불교학과 객원교수로 위촉된 그는 한국 불교의 미래를 위해선 의식의 세계화가 필요하다고 판단, 장학회를 설립해 파격적인 연수프로그램에 들어갔다.
그는 평소 학생들에게“아르바이트로 돈 벌어서 배낭메고 세계여행을 해라. 밖에서 돌아다녀봐야 비로소 내가 한국인이라는걸 느낀다. 사는 모습이 천차만별이다. 앞으로 살 날이 많은 삶을 아름답게 만들라”고 권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첫 해인 2010년엔 무려 15명의 학생들이 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이듬해부터는 6명씩 선발, 올해까지 39명의 학생들이 소중한 경험을 하고 돌아갔다. 6개월 연수 과정은 그리 녹록치 않다. 빡빡한 일정에 쉴 새 없이 리포트를 써야 하기 때문이다.
올해 프로그램의 경우, 서부의 UC 새크라멘토와 동부의 컬럼비아대에서 과목을 수강했고 6월18일부터는 매사추세츠의 메디테이션센터에서 12일 간 위빠사나 명상에 참여했다.
7월1일부터 12일까지 미 동부에서 가장 오래 된 한국 사찰 뉴욕 원각사를 비롯, 불광선원, 대관음사 등 한국 절과 티베트와 스리랑카, 대만, 중국, 일본 등 뉴욕에 있는 세계 각 국의 사찰들을 견학하는 기회도 가졌다. 특히 13일부터 22일까지는 틱낫한 스님이 창건한 베트남 사찰에서 현지 스님들과 똑같은 생활을 하는 체험도 했다.
법기 스님(철학과 3학년)은“넓은 대륙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살다 보니 정말 느끼는 게 많았다. 많은 이들과 교류하며 한국과 다른 점을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졸업까지 한 학기를 남겨두고 있다는 해운 스님은“컬럼비아대에서 경험하면서 미국에서 석·박사를 공부할 용기를 많이 얻었다”고 흔쾌한 표정을 지었고 청라 스님(불교아동학과)은“세계화에 초점을 맞춘 불교인 양성에 참여하게 돼 정말 보람있었다”고 공감을 표했다.
스님들과 함께 참여한 남상규씨(불교학과 4학년) 양사현씨(불교학과 2학년)도“영어 공부도 하고 미국의 오픈 마인드와 세계의 다양한 문화까지 많은 것을 배웠다. 선생님과 학생들이 주고받은 교감이 아주 인상깊었다”고 입을 모았다.
원각사에서 총무의 소임을 맡고 있는 상민 스님도 동국대 시절, 만우장학회를 통해 2011년 미국에서 한학기 연수를 한 인연이 있다. 상민 스님은“조일환 교수님을 통해 소중한 경험을 했고 그 덕분에 뉴욕 원각사에 올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미소지었다.
조일환 교수는 뉴욕에서 여러 단체와 기관, 학교에 거액의 기부를 하는 등 사회 공헌 활동으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1982년부터 1994년까지 뉴욕 최초의 한국학교 이사장으로 2세들의 한글과 한국 문화 교육에 이바지했고 2009년엔 컬럼비아대학에 무려 150만 달러를 기부해 한국 불교학을 연구하는 토대를 마련했다.
또한 코넬대와 옥스포드대에 한글 대장경 전질과 도서구입비를 기증했는가 하면 한미불교재단을 창립해 미주 한국 불교 발전에도 기여했다. 불교계만이 아니라 기독교 단체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는 등 교파를 초월한 공익 활동에 힘썼다. 이 같은 공로로 2009년 이민자로서 최고의 영광인 엘리스 아일랜드상을 수상했고 2011년엔 본국 정부로부터 국민훈장 목련장이 서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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