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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대선 불복 특검' 주장에 野 "청와대 눈치..
정치

與 '대선 불복 특검' 주장에 野 "청와대 눈치 그만 봐라"

운영자 기자 입력 2018/05/10 20:43 수정 2018.05.10 20:43

  여야가 10일 국회 정상화를 위한 협상을 중단한 채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특검 문제를 놓고 네 탓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드루킹 특검을 하자고 한 것이지 대선 불복 특검을 하자는 게 아니다"며 "우리는 그런(대선 불복) 의도의 특검을 받아들일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국민들의 분노한 목소리를 야당은 다 들어야 한다"면서 "더 이상 민생을 볼모로 발목 잡고 국민을 바라보지 않는 정치를 하지 말고 민생을 보고 아픈 사람의 마음을 보고 국민의 눈물을 보고 정치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여당이 국회 정상화를 위해서 어렵게 특검을 수용했는데 야당은 게이트 운운하며 비판한다"고 한숨을 쉬었다. 그는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드루킹 개인의 범죄를 정권 차원이라고 하는 것은 촛불 시민혁명을 부정하고 대선을 불복하겠다는 뜻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는 "보수 야당이 요구한 드루킹 특검은 대선 불복 특검"이라면서 "대선 불복할 거면 대선 무효 선언하고, 당선 무효 재판을 청구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그는 "임기 마지막까지 근거 없는 모략으로 지방 선거용 정쟁을 하는 것에 단호히 맞설 수밖에 없다"고 했다.

  야당은 일제히 민주당의 소극적인 태도를 탓했다. 윤재옥 자유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는 김성태 원내대표가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천막 앞에서 취재진과 만나 "협상 결렬의 책임을 야당에 전가하는 건 정말 바람직하지 않은 행태"라며 "원내대표가 누가 되는지에 따라 특검에 대한 입장이 바뀔 상황이 아닌데 (민주당이) 시간을 끌고 회피하는 명분으로 원내대표 교체를 말하고 있다"고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김동철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은 이날 오전 김성태 원내대표가 농성 중인 한국당 천막을 방문하면서도 "민주당과 문 대통령이 답변할 차례"라면서 "문 대통령이 뭐든 수용하겠다고 했지만 사실 뒤에서 받지 말라고 하니깐 지금 이렇게 되는 것 아니냐? 문 대통령이 솔직해졌으면 좋겠다"고 일침을 가했다. 

  김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진행된 원내정책회의에서 "민주당은 특검에 대해 어떤 진정성도 없이 방해하며 시간만 끌었다"며 "특검을 피하고 싶어 추경을 내팽개쳤고 민생 국회도 걷어찼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은 청와대 눈치만 보는 무능에서 벗어나 당당하고 떳떳하게 특검을 수용하고 민생 국회 매진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오신환 원내수석부대표는 "과반 의석도 채 안 되는 민주당의 독선과 오만이 결과적으로 지금과 같은 악화된 상태를 만들었다"며 "청와대가 오만하고 독선적일 수밖에 없던 이유 중 하나는 민주당의 책임이 크다. 꽉 막힌 국회 상황은 민주당이 자초한 게 있다"고 비판했다.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는 한국당 천막 앞에서 "특검은 특검 자체로서 한시바삐 처리해야 할 사안"이라면서 "특검은 즉각 통과시키고 추경은 절차를 거쳐 심사하는 게 맞다. 여당은 협치의 기본 마인드 자체가 없다"고 꼬집었다. 

  앞서 여야 의원들은 지난 8일 마라톤협상을 통해 '드루킹 특검' 도입을 큰 틀에서 합의했다. 하지만 특검 수사 범위와 특검·추가경정예산(추경) 동시 처리 시기를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끝내 협상이 결렬됐다.

  한 번 어긋난 협상은 이날까지도 진행되지 않고 있다. 우 원내대표의 임기는 사실상 이날 마무리됐다.

  따라서 11일 민주당의 새 원내 사령탑이 선출되고 주변이 정리되기까지 의미 있는 협상이 힘들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단식 8일째 심장 통증과 호흡곤란으로 병원으로 이송된 김성태 원내대표의 건강을 고려해 이른 시일 내 극적인 협상 타결 가능성도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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