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가 8.6명으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 산모의 평균 출산연령은 31.84세로 매년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지난 26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2013년 출생 통계(확정치)’를 발표했다.
지난해 태어난 아이는 43만 6500명으로 전년(48만 4600명)보다 9.9%(4만 8100 명) 감소했다. 이는 우리나라가 통계를 작성한 1970년 이래로 2005년(43만 5000명)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수치다.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를 말하는 조(粗)출생율도 8.6명으로 1970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시·도별 출생아 수도 세종시를 제외한 모든 시·도에서 감소했다. 여자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뜻하는 합계출산율도 1.187명으로 전년(1.297명)보다 0.11명 감소했다. 2002년(1.17) `초저출산` 기준선인 1.30명 아래로 내려간 후 12년째 회복 불능이다.
아울러 30대 후반을 제외한 연령층에서 모두 출산율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후반(35-39세) 출산율은 39.5명으로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았다. 이처럼 출산율이 감소한 것은 최근 몇 년 새 이어지고 있는 가계소득 감소와 체감경기 하락이 결혼과 출산을 미루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첫째 아이를 출산하기까지 걸리는 기간을 보면, 서울이 1.93년으로 가장 길고, 경기가 1.87년으로 뒤를 이어 평균(1.77년)을 크게 웃돌았다. 집값이 비싸고 물가가 비싼 수도권에서 아이를 낳기가 가장 어렵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정부가 2006년부터 8년간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53조원을 투입했지만 저출산 늪에서 빠져나올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일과 육아 양립, 교육비 부담 등 여성들이 아이를 키우기 팍팍한 현실 때문이다. 출산율은 국가 미래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만만히 볼 문제가 아니다. 출산율이 현재 추세대로라면 2100년 인구는 현재보다 50% 수준으로 줄고 2500년에는 30만명 수준으로 쪼그라든다는 극단적인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출산율을 올리기 위한 밑그림을 제대로 그리고 국가의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