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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판단의 기준은 우리 아이다..
사회

판단의 기준은 우리 아이다

운영자 기자 입력 2014/05/18 21:33 수정 2014.05.18 21:33
▲     © 운영자
교육은 모든 엄마의 고민이자 최대 관심사인 것은 분명할 듯싶다. 그러다 보니 삼삼오오 모여서 수다를 떨다 보면 자연스럽게 자녀들의 공부 얘기로 그 주제가 흐르게 되는 경우가 많다. 가끔 한낮에 주택가 번화한 카페에 앉아서 듣게 되는 이야기들도 대부분 교육에 관한 이야기다. 내가 일하는 분야이니 가만히 귀 기울여 들어본다. 그런데 묘하게 거의 학원을 평가하거나 추천하는 내용이 많다. 이 학원이 좋다, 저 학원이 좋다. 이것과 저것을 병행해야 한다는 식의 이야기다.
상담하면서 가장 힘든 사례 중 하나가 사교육의 완벽한 풀 세팅이다.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해서 누군가의 도움이나 보충 학습이 필요하면 당연히 사교육을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냥 어느 정도의 의무감, 혹은 다른 아이들이 그렇게 해서 생각해보지 않고 무조건 보내고 보자는 학원 세팅은 정말 앞날이 험난하기만 하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봐야 할지 난감하기만 하다.
이과를 지망하는 학생들은 개념 수학학원, 문제 풀이 수학학원, 심화과정 수학학원 이렇게 세 군데를 보낸다. 이 아이가 마냥 수학을 잘할까? 스스로 문제를 풀어보고 생각할 시간이 과연 있기나 할까? 물론 여기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국어, 영어, 과탐 2과목도 다니고 있다. 아예 학원 스케줄이 시간표에 빽빽하다. 숨이 막힌다. 정리하길 권하기도 조심스럽다. 이미 그렇게 긴 시간을 해오던 습관 때문에 하나씩 정리를 하고 필요한 것만 두자는 말에 지레 겁부터 먹는다.
학원을 세팅하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아이에 대한 고민이 단순하기 때문이다. 공부에도 당연히 원하고자 하는 목표의식을 갖고 큰 그림을 그리는 과정이 우선되어야 한다. 막연히‘의대를 보내기 위해’등 엄마의 꿈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아이를 객관적으로 살펴보고 부족한 부분을 생각해보자. 우리 아이가 수학이 부족한데 그중에서 개념을 알아도 활용을 못해서 변형문제를 많이 접하길 바란다든가, 영어 울렁증이 있어서 영어에 재미를 붙이게 해야 한다든가. 분명 아이에게 필요한 부분과 그 처방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 관점에서 판단해서 적절한 사교육과 스스로 공부 시간을 배치하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다. 잘하는 아이가 다녀서, 혹은 다 하니까 나도 해야 한다는 것은 아이에게 그다지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그 아이와 우리 아이는 같지 않다.
무작정‘혼자 공부해라’도 그다지 추천하지 않는다. 자기주도 학습이 필요하다는 말에,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모든 사교육을 다 접는 것은 위험한 방식 중 하나다. 상담하면서 가끔 보게 되기도 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에게 스스로 하라면서 재촉하신다. 아이는 당연히 어찌해야 할지 몰라 당황한다. 처음부터 혼자 하던 아이도 아니고 학원을 이리저리 다니면서 공부하던 아이가 혼자 하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감조차 못 잡고 있다. 그런 경우, 서서히 혼자 하는 비율을 늘리면서 적응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무작정, 무조건, 혹은 누군가가 그러니까는 지금부터 모두 버리자.
모든 판단의 기준은 우리 아이에게 두자.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하면서 이게 좋다, 나쁘다는 평은 참고만 해두자. 중요한 것은 우리 아이지 다른 사람의 판단은 아니지 않겠나. 누군가에게는 몸에 좋은 약이 나에게는 안 좋을 수 있고, 나에게는 너무나 좋은데 누군가에겐 정말 독이 될 수도 있다. 절대적으로 좋은 게 과연 무엇일까. 인간은 백인백색인데 말이다. 아이를 잘 살펴보고 대화하면서 필요한 것들을 판단해보자. 이 과정이 우리 아이에게 과연 필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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