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우체국 여직원 기지로 막아
안동우체국 여직원의 신속하고도 순간적인 기지가 경찰과 검찰 직원을 사칭해 70대 할머니의 모든 금융자산을 노린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을 막았다.
27일 안동경찰에 따르면 유모(71) 할머니는 지난 20일 '서울 서초경찰서 이 형사'라고 자신을 밝힌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이 남성은 유씨의 정확한 주민등록번호를 제시한 뒤 "다른 사람이 돈을 빼가려고 하니 얼른 안전한 계좌로 옮겨놔야 한다. 지금 즉시 우체국으로 가라"며 전화를 끊었다.
곧이어 '검찰청 박 검사'라고 자신을 소개한 전화가 걸려와 "할머니 계좌에서 다른 사람이 돈을 빼가려고 하니 얼른 안전한 계좌로 돈을 옮겨놔야 한다. 시키는 대로 하라"며 재촉했다.
유씨는 경찰에 이어 검찰에서까지 전화가 걸려오자 전 재산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안동시 법상동우체국으로 가서 정기예금 등 3개 통장속에 들어 있던 3800만원의 해지를 요청했다.
우체국 창구 직원 박신애(51)씨는 모든 예금을 해지해 현금으로 찾겠다는 유씨의 행동이 수상하다고 보고 유씨를 설득한 끝에 보이스피싱임을 직감해 경찰에 신고했다.
박씨는 "경찰, 검찰이라는 말에 긴장한 할머니가 막무가내로 예금을 해지해 달라고 하는 바람에 경찰서 민원실에 전화를 해서 확인시켜 주는 등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안동경찰은 27일 관심으로 유모 할머니의 피해를 예방한 박씨에게 감사장과 기념품을 전달했다.
강창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