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정부조직법 태스크포스(TF)팀은 합의 기한을 하루 앞둔 30일, 쟁점 사항인 해양경찰청과 소방방재청 등 '외청(外廳)' 존치 문제를 놓고 협상을 계속했다. 하지만 합의는 이루지 못한채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새누리당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오전에 이어 또다시 만나 30여분 간 회동을 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는 회동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가 영특한 머리로 지혜를 짜서 하나 선물을 한 것이다. 전격 합의될 수도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둔 반면 김 원내수석부대표는 "야당이 양보만 하면 된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여야 원내수석부대표 등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만나 논의를 재개했다. 새누리당 윤영석·정용기 의원, 새정치연합 박남춘·박민수·유대운 의원 등 TF 위원들도 참여했다.
김 원내수석부대표는 회의에 앞서 "그 동안 정부조직법 개정을 위해 많은 의견을 모았는데 오늘 또 좋은 의견을 내서 여야가 재난안전 대응능력을 갖춘 정부조직법을 만들길 진심으로 원한다"며 "야당 의원들이 제기한 여러 문제에 대해 실무적으로 잘 반영할테니 많이 돌봐달라"고 말했다.
김 원내수석부대표는 그러면서 "이념적인 문제도 아니고 국민 안전을 제대로 돌보고자 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생각해달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항상 그렇듯 처음부터 되는 것도 없지만 끝까지 안 되는 것도 없다"고 합의 의지를 강조했다.
안 원내수석부대표는 이에 "서너차례 계속 만나는 과정에서 토의도 했고 허심탄회하게 논의했기 때문에 오늘 잘 마무리됐으면 한다"며 "특히 정부조직 전체가 아니라 한두개 부처에 대한 것이기 때문에 큰 이견 없이 잘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모두발언에서 안 원내수석부대표가 김 원내수석부대표의 말에 대해 "긍정적인 시그널이 되는 것 같다. 야당 의원들의 의견을 들어서 정책 반영에 담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웃으며 얘기하자 김 원내수석부대표는 "실질적으로 반영한다(는 뜻)"이라고 고쳐 말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 전체회의는 30분 가량 지속된 끝에 별다른 합의 없이 끝났다.
김 원내수석부대표는 회의 직후 "결론은 아직 안 났다. 다시 만나서 협의를 계속할 것"이라며 "원내대표 선까지 가야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새정치민주연합 유대운 의원 역시 해경 해체에 반대하는 당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그것이 국민적 정서"라며 "그래야 안전이 담보될 수 있다는 전제 하에 원안을 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야당이 해경 폐지안에 대한 '수용' 가능성을 일부 내비친 바 있어 시한 내 합의가 마무리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여당은 야당이 해경과 소방청 폐지안을 수용할 경우 그 보완 장치로 해양안전본부와 소방안전본부를 차관급으로 두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청와대에 재난안전비서관을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야당 또한 해경과 소방청 두 곳 중 한 곳은 본부화할 수 있다는 뜻도 내비친 것으로 알려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