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직장에 다니는 회사원 최모(36)씨는 지난 주부터 통증이 있는 허리 치료를 받기 위해 동네 정형외과를 찾았지만 발길을 돌릴 수 밖에 없었다.
전국의 병원의사 및 개원의 등이 26일부터 오는 28일까지 총파업에 돌입해 병원이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최씨는 “병원 전체가 아닌 일부 병원들이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우리 동네 병원이 문을 닫았을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며 “급한데로 한의원에서 치료를 받아야겠다”고 토로했다.
대학생 변모(27)씨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운동하다 다친 무릎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았지만 파업으로 인해 문을 닫아 진료를 하는 병원을 찾아야만 했다.
변씨는 “파업에 참여하는 병원이 어디어디인지 미리 알고 있었다면 이 같은 수고를 덜 수 있었을 것이다”며 “아무쪼록 병원 파업이 장기화가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고 덧붙였다.
전국의 병원의사 및 개원의 등 의료계가 일제히 총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대구지역 일부 병원들도 파업에 동참함에 따라 진료 공백 우려가 현실화 됐다.
전공의들은 지난 21일부터 이미 단계적인 파업에 들어가 23일부터 무기한 전면파업을 벌이고 있다.
전공의에 이어 전 직역 의사가 총파업에 가세하면서 의료계의 투쟁은 위력을 더하고 있다.
파업에 참여한 의사들은 “잘못된 의료정책을 멈추기 위해 불가피하게 환자 곁을 떠날 수밖에 없다”며 “대한민국의 의료시스템이 바로잡힐 수 있도록 다 함께 투쟁하겠다”고 강조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의대 정원 증원 ▲공공의대 설립 ▲첩약급여화 시범사업 ▲비대면 진료 확대 시도 등을 정부의 4대 악 의료정책으로 꼽고 4대 정책을 철회하지 않으면 전 의사가 참여하는 총파업을 벌이겠다고 경고했다.
의협은 정부가 4대 의료 악정책을 고수하자 지난 14일 1차 총파업을 벌였다.
오는 28일까지 2차 파업 파업을 실시하고 2차 파업 이후에도 정부의 철회 선언이 없으면 오는 9월초 3차 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지난 23일부터 경북대병원 등 대형병원 전공의 858명이 파업에 참여 중인 대구도 외래환자 진료와 수술이 밀리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개원의들도 파업에 동참함에 따라 병원 치료가 필요한 시민들의 불편함은 가중되고 있다.
최모(42·여)씨는 “병원 치료가 위급한 환자들은 어디에서 치료를 받아야 하느냐”며 “정부와 의료계의 싸움에 피해를 입는 건 국민들이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이모(50)씨는 “코로나19 2차 대유행인 지금 정부와 의료계가 힘을 합치는 것이 먼저인 것 같다”며 “코로나19가 끝날 때까지 서로의 양보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대구의 피부과 40대 개원의는 “전공의와 의대생이 이번 투쟁을 선도하고 있다. 선배로서 후배 의사에게 모범이 되고자 파업에 동참하기로 결정했다”며 “환자들의 곁을 어쩔 수 없이 잠시 떠나야하는 우리의 입장을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대구시의사협회도 현재 지역 전체 병의원 중 파업에 참여한 병원이 얼마나되는지 등에 대한 파악을 하지 못하고 있다.
대구의협 관계자는 “현재까지 지역 병의원 몇 곳이 파업에 동참했는지 알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특히 대구시는 오는 28일까지 예정된 의료계 2차 집단 휴진에 따른 시민 불편 최소화를 위해 비상진료대책 상황실을 가동한다.
시는 시민들의 원활한 외래진료를 위해 집단 휴진 기간 동안 병원급 이상 125개 의료기관이 정상 진료를 실시한다.
응급환자를 위해 19개 응급의료기관에 대한 24시간 비상진료 체계도 유지한다.
집단휴진 기간 동안 에도 의료기관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문을 여는 병·의원과 응급의료기관에 대한 정보를 시와 구·군 등에 관련 정보를 게시하며 구․군 보건소 및 달구벌콜센터 120에서도 안내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대구시 김재동 시민건강국장은 “환자들의 불편이 다소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휴진 기간 동안 비상진료체계를 꼼꼼히 챙기고 시민들의 진료 불편이 최소화 되로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6면> 이종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