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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지방자치, 국회의원 ‘수족’으로 전락하나..
정치

포항 지방자치, 국회의원 ‘수족’으로 전락하나

일간경북신문 기자 gbnews8181@naver.com 입력 2026/04/20 16:15 수정 2026.04.20 17:24
“공천인가 사천인가”…정당공천제 폐지 목소리 확산
“밀실 야합·금권 선거
풀뿌리 민주주의 제초제”
정당 결단·시민 감시 필요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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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가 부활한 지 30여 년이 지났지만, 경북 포항을 비롯한 대구·경북(TK) 지역의 지방정치는 여전히 '중앙정치의 식민지'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2022년 지방선거 이후 최근까지 이어지는 기초·광역의원 공천 과정을 두고 시민들 사이에서는 "정당 공천이 아니라 국회의원의 '사천(私薦)'"이라는 분노 섞인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내리꽂기'식 공천, 지방자치의 본질 훼손

현행 지방선거 제도 아래에서 기초의원과 도의원 후보들은 사실상 지역구 국회의원의 '낙점'을 받아야 생존할 수 있다. 중앙당이 정한 엄격한 기준이나 객관적인 검증 대신 국회의원과의 사적 인연, 충성도, 혹은 확인되지 않은 금전적 거래설이 공천의 잣대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선출된 시장과 시·도의원들은 시민의 공복(公僕)이 아닌, 공천권을 쥔 국회의원의 '수족'으로 전락하기 일쑤다. 지역의 현안을 해결하고 시정을 감시해야 할 의원들이 국회의원의 의정활동 보좌나 차기 선거를 위한 조직 관리에 동원되면서, 지방자치는 실종되고 '정치적 종속'만 남게 되었다.

▶"야바위 정치 먼저 배우는 정치 신인들"… 지역 발전 저해

더욱 심각한 문제는 정치 지망생들의 질적 저하다. 올바른 정치 철학과 정책을 고민해야 할 신인들이 지역 발전보다는 국회의원 눈치 보기와 '줄 서기'에 매몰되고 있다. 포항의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정치 신인들이 정도(正道) 정치를 배우기도 전에 밀실 공찰과 야합이라는 '야바위 정치'부터 익히고 있다"며 "이는 고스란히 지역 발전의 후퇴와 시민의 피해로 돌아온다"고 성토했다.

특히 '보수의 성지'로 불리는 TK 지역에서는 특정 정당의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공식이 성립하다 보니, 공천 과정의 투명성은 더욱 무너지고 있다. 정당이 민의를 무시하고 독단적인 공천을 자행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라는 비판이 거센 이유다.

▶대응책과 특단의 조치: "정당공천 폐지"가 답인가

전문가들과 시민사회는 지방자치 정상화를 위해 다음과 같은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 국회의원의 기득권을 내려놓고 기초자치단체장과 의원에 대한 정당공천을 폐지하여, 지역 일꾼이 정당의 간섭 없이 시민의 선택을 받도록 해야 한다.

시민공천제 및 오픈 프라이머리 도입: 공천권을 국회의원이 아닌 당원과 시민에게 완전히 돌려주는 '완전국민경선제'를 법제화하여 밀실 공천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공천 부조리 '원스트라이크 아웃': 금품 수수나 사천 의혹이 제기된 지역구 의원에 대해서는 중앙당 차원의 즉각적인 조사와 함께 차기 총선 공천 배제 등 강력한 징계가 뒤따라야 한다.

지역 정당(로컬 파티) 허용: 중앙당 중심의 정당 구조에서 벗어나, 지역의 이슈에만 집중하는 지역 기반 정당의 설립을 허용하여 정치적 다양성을 확보해야 한다.

▶정당의 결단과 시민의 감시 필요

국회의원들이 입법권을 쥐고 지방선거 공천권을 포기하지 않는 한, '무늬만 지방자치'는 계속될 것이다. 포항 시민들은 이제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된다"는 오만한 정치권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 정당이 스스로 혁신하지 않는다면, 시민들은 다가오는 선거에서 엄중한 심판을 통해 '사천(私薦)'의 폐해를 끊어내야 할 시점이다.

지방자치는 국회의원의 전유물이 아니다. 주인인 시민의 품으로 돌아가야 할 때다. 탐사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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