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경주박물관 발굴 조사 성과 공개
금관총 돌무지 구조 내부 모습.사진=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영나)과 국립경주박물관(관장 이영훈)은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박물관 자료 공개 사업의 하나로 조사한 금관총의 발굴 성과를 일반인과 학계에 공개한다.
금관총은 일제강점기인 1921년 9월 경주 노서리의 한 주택을 수리하다가 우연히 금관이 출토되어 세상을 놀라게 한 무덤이다. 또한 최근 2013년에는 금관총에서 출토된 세 고리 자루 큰 칼에서 ‘이사지왕’이라고 새겨진 왕의 이름이 발견됨으로서 다시 한 번 세상을 놀라게 하였다.
하지만, 일제가 금관총을 체계적으로 조사하지 못해 매우 중요한 신라 고분임에도 최근까지 학술 자료로 활용하는데 한계를 지니고 있었으며, 조사 기록이 미흡하여 금관총에 대한 연구는 더 큰 진전을 보지 못하였다. 이러한 한계의 원인이 일제의 초기 부실 조사에 있다는 것을 인식한 국립박물관은 올해 3월부터 금관총에 대한 정식 발굴 조사를 시작했다.
조사 결과, 금관총은 5세기 말~6세기 초에 축조되었으며, 신라의 왕과 왕족 그리고 몇몇 귀족들만이 축조할 수 있는 거대 봉분의 ‘지상식’ 돌무지 나무덧널 무덤(적석목곽묘)임이 밝혀졌다. 즉 이 무덤은 지상에 나무덧널(목곽)을 축조하여 망자와 부장품을 안치하고 장례를 치른 후 나무덧널 위와 사방 주위를 큰 강돌로 두껍게 쌓은 후 흙을 덮은 구조이다. 현재까지 거대 봉분을 가진 신라의 ‘지상식’ 돌무지 나무덧널 무덤 중 발굴된 것은 서봉총, 황남대총, 천마총 등이 있다.
이번 발굴에서 주목되는 성과는 일제가 당시 완전히 조사하지 못했던 금관총의 돌무지 구조를 확인하고, 돌무지를 쌓기 전 목조가구(나무를 이용해 기둥을 세우고 가로를 연결해 만든 바둑판 모양의 틀) 시설을 한 흔적을 발견한 점이다. 이를 통하여 목조가구를 짜고 그 안에 돌무지를 축조해 가는 과정을 차례대로 복원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 발짝 진전된 조사 결과를 도출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조사단은 망자와 부장품이 있었던 나무덧널의 크기가 일제 연구가가 제시한 것보다 좀 더 클 가능성이 있음을 확인하였으며, 덧널의 수도 하나가 아니라 2개, 즉 이중곽일 수도 있음을 추정했다.
부장품은 일제강점기에 이미 대부분 수습했기 때문에 이번 발굴에서는 당시 수습하지 못한 것에 주목해 조사를 진행했다. 나무덧널 주변의 흙을 물 체질한 결과, 유리 그릇, 은제 허리띠 장식, 유리구슬, 금실, 달개 장식이 달린 금실과 같은 부장품을 찾을 수 있었다.
이 중 주목되는 것은 고대사회에서 황금에 버금가는 귀중한 재료인 유리그릇이다. 비록 작은 조각만이 확인되었지만, 코발트색의 유리그릇 편은 당시 보고서에 없는 것으로 새롭게 확인된 부장품이다. 또한 은제 허리띠 장식도 일부 발견되었는데, 이 역시 일제강점기 보고서에 없는 새롭게 발견된 유물이다.
발굴 종료 후 조사단은 국립경주박물관과 함께 금관총 종합보고서를 발간할 예정이다.권경률기자